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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장하성펀드 주도권 다툼 장기화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18 18:09

수정 2014.11.05 12:06



태광그룹의 지배구조를 놓고 불거진 논란이 법적 대응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등 장기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선을 놓고 벌이는 양측의 공방이 길게는 수 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주가에 대해선 이미 지배구조 이슈화 재료가 주가에 반영된 상태여서 지속적인 상승은 힘들다는 분석을 내놨다.

■장펀드·태광, 주도권 싸움 시동

18일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는 대한화섬의 주주명부 열람을 위해 가처분신청 등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부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이날 “상당부분 사실관계를 파악한 상태지만 지금은 코멘트를 할 수 없다”고 말해 이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이에 대해 태광그룹측은 “이호진 회장이 10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 주식을 아들에게 증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티브로드전주방송의 가치를 가입가구당 80만원으로 본 분석은 맞지 않고 지방 특성상 가구당 15만원을 가정하면 전주방송의 주당 가치는 6000원이 안될 것”이라고 헐값 증여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또 주주명부 열람에 대해 “장펀드측의 주주 명부 열람을 거부한 적이 없다”면서 “이번주 중 주주명부 열람 등 회사측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태광·장펀드 장기전 불가피”

이날 양측의 공방을 분석해 보면 태광그룹의 지배구조 논란은 장기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장하성펀드측은 주주명부 열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고 태광그룹측의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서도 지나치지 않겠다는 태세다.

그러나 태광그룹측은 대주주 지분율 70% 이상을 무기로 ‘느긋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주주명부 열람과 관련한 가처분신청에 대해서도 맞대응보다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린다는 계획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지분율 등을 감안할 때 장펀드와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없다”며 “증여 문제도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장펀드 쪽과 문제될 게 없다는 태광측의 줄다리기는 단기전 보다는 장기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지분구조상 태광그룹 논란은 통상적인 외국 펀드의 국내기업 인수합병(M&A) 보다 길게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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