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휴대폰 평균 판매단가(ASP)도 하락 추세를 보여 고비용 저수익 구조로 빠져 드는게 아니냐는 위기론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은 세계 메이저 업체들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약하고 원천 기술 보유에 따른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이 부문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강력한 원가경쟁력을 갖추는게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부품수 축소와 공통 플랫폼 시스템을 통해 모델수를 축소하는 한편 부품 공용화를 이뤄 원가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매출액·영업이익률 동반 하락 수익성 악화
세계 휴대폰 시장의 강자인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지난 2·4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상승세를 보였다.
노키아는 올 2·4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한 7조 1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데 이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1조1789억원을 기록해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모토로라도 영업이익이 11.2%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소폭 오른 가운데 시장점유율은 21.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정도 늘어났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각각 4조4280억원, 2조19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 떨어졌다. 여기에 영업이익률도 삼성은 9.5%, LG전자는 -0.1%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지난 2004년 27%에서 큰 폭으로 하락해 수익 반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대한투자증권 손명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당분간 10% 내외를 오갈 전망”이라며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전반적으로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보이지만 예전과 같은 큰 폭의 성장을 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도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수익성이 올라가 물량과 수익성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봤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이 모두 하락해 수익 구조가 악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ASP도 불과 2년 만에 245달러에서 162달러로 큰 폭으로 떨어져 염려를 더하고 있다.
■가격경쟁 치열…규모의 경제 앞당겨야
관련업계는 이처럼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해외 업체에 비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에 대해 우선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된 점을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특히 모토로라의 ‘레이저폰’ 같은 빅히트 제품이 나오지 않는 한 수익성 회복은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에는 기능 업그레이드에 의한 빠른 시장 성장세가 제한되고 있어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ASP 하락에 따른 손실을 고가 제품 출시로 상쇄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치기가 어려운 점도 수익성 회복 저해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 크레딧스위스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노키아가 개발한 저가 플랫폼인 1110모델의 경우 부품 공용화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사인 모토로라보다 14%정도 재료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G휴대폰의 경우는 더하다. 업계 평균보다 24%정도의 재료비를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 업체들도 이같은 플랫폼을 구축하는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이재환 정보조사분석팀장은 “모델수 축소 및 부품 공용화는 말할 것도 없고 빅히트 상품 발굴을 통해 모델당 평균 판매량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투자증권 손명철 연구원은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단말기로 거론되는 3G, HSDPA, 와이브로 등 새로운 고가 시장이 본격화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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