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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이종배 대표 “필리핀내 한국인 은퇴촌 건설”

풍족한 생활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사람의 수명이 크게 늘어났다. 예전에는 직장을 그만두는 퇴직과 함께 짧은 노후를 보냈지만, 이제 퇴직은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출발하는 신호탄이다. 그래서 정말 행복한 삶은 ‘인생 2막’이라는 노후(은퇴)를 얼마나 풍요롭게 사는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은퇴 후의 노년은 이제 죽음을 막연히 기다리는 시기가 아니라 인생의 참맛을 만끽할 수 있는 시기다. 필리핀 은퇴청 한국 공식대행사로 지정된 락소㈜는 최근 ‘은퇴이주사업’으로 여행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여행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이종배 대표를 지난 13일 서울 중구 정동교회 근처의 사무실에서 만나 은퇴 이후의 행복한 삶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편집자주>

―먼저 락소의 사업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희 사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첫째는 항공 사업(GSA), 둘째는 개별 여행업(FIT), 셋째는 은퇴사업(Silver Business)으로 종합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취임하자마자 종전의 단순한 ‘여행’개념에서 ‘종합여행 서비스’로의 변화를 목표로 세웠어요. 무엇보다 저희 회사가 필리핀 전문 여행사이므로 ‘필리핀’하면 누구나 ‘락소’가 떠오르도록 하자는 것이지요.

항공 부문은 에어필리핀이 지난 5월 필리핀 정부로부터 정기편을 운항할 수 있는 항공사로 지정됐습니다. 앞으로 항공기가 도입되면 인천이나 부산, 청주를 운항하는 정기편 체제를 구축할 것입니다. 여행 부문에서는 에어텔, 허니문, 가족여행, 골프 등의 개별여행과 항공권을 도매로 취급하는 콘설러데이터(Consolidator·통합정리자)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서도 필리핀과 관련된 모든 상품의 검색과 구매가 이루어지는, 예를들면 G-Market같은 형태로까지 발전시킬 계획이예요. 그리고 은퇴사업 부문에서는 필리핀 은퇴 이주와 관련된 컨설팅 서비스를 비롯해, 올해 겨울부터 3개월 정도의 장기체류체험 실시, 중·장기적으로는 필리핀 내에 한국인 은퇴촌 건설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은퇴사업을 역점사업으로 추진중인데 그 이유는 뭔가요.

▲이미 퇴직한 분들은 고민이 많아요. 군인, 교사, 공무원들은 예외이지만 일반 기업체를 퇴직하신 분들의 연금은 많아야 80만원 수준입니다. 앞으로 연금법이 개정되면 수령연금이 현재 대비 75%로 감소, 앞으로 고령층뿐만 아니라 젊은세대도 더욱 걱정이 커질거예요. 그렇다고 자녀들한테 기댈 수 있는 끈끈한 가족애가 뒷받침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요. 그래서 생활비가 저렴하고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추세라면 아마도 4년 후인 2010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필리핀으로 이주해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필리핀 은퇴청’의 은퇴사업에 대한 관심은 어떤가요.

▲1950년대의 우리나라처럼 필리핀은 현재 외화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달러유치를 위해 일정금액을 필리핀에 예치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영구 영주 지위를 주는 대통령령을 공포(1985년)했어요. 자격은 신청인의 나이가 35세 이상이고, 예치금은 50세 미만은 5만불, 50세 이상은 2만불입니다. 본인 이외에 배우자와 21세 미만 자녀 1명도 동반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외화예치금에만 주안해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나, 이제는 총체적인 외화가득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2010년에는 2만5000가구의 이주를 기대, 외화 수입만 15억달러를 예상하고 있지요. 아로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은퇴사업을 필리핀의 국책사업으로 선포할 정도입니다.

필리핀은 천혜의 자연과 저렴한 생활비를 무기로 외국인 은퇴자의 이주를 판촉하고 있어요. 그래서 은행, 보험, 병원, 리조트, 호텔, 식당, 골프장 등 모든 민영 부문들을 하나로 묶어 ‘은퇴자 천국’으로 느낄 수 있는 편의성과 혜택을 제공한다는 복안이예요. 그 만큼 필리핀 정부는 온 국력을 은퇴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은퇴이주와 관련해 도움말을 주신다면….

▲필리핀 이주를 결정하기까지 현지를 자주 방문하고, 체험하면서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후회 없고 의미 있는 여생을 위해 최소한의 투자는 감수해야 하겠지요. 막연히 ‘좋은 곳’, ‘편한 곳’, ‘귀족 같은 생활이 기다리는 곳’으로만 생각하고 결정하면 후회하기 십상입니다. 한번쯤은 자신이 생활할 하루의 일상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괜찮다면 그때 결정하는 게 현명합니다. 그것을 확인하려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어야 되겠지요. 답사투어에 참여해 본다든지, 시험적인 장기체류을 통해 현지 생활을 체험해 보기를 권합니다.

―평소에 강조하는 경영철학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지요.

▲저는 항상 직원들에게 역동성, 자발성, 창의성을 강조해요. 그리고 회사에서 생활하는 시간은 우리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직원 모두가 자기 인생을 충실히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일해 주길 바라지요. 이런 저의 생각을 직원들에게, 고객들에게, 또는 저 자신에게 이야기하고 싶을 때 회사 홈페이지의 ‘CEO 한마디’를 통해 전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은퇴사업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세계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고령사회로의 이동이 급격하다는 것이예요. 우리나라도 개인들의 노후생활 해결방안으로 비용이 저렴한 저개발국으로의 이주가 활발해질 것으로 봅니다. 이런 현상을 업계에서는 ‘제2의 쓰나미’라 부르며 향후의 러시를 전망할 정도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주 수요를 대비할 겁니다.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은퇴촌 건설이나 은퇴서비스 운영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이종배 대표이사 약력▲부산출생(1949년생·57세) ▲서울대 문리대 졸 ▲대한항공 상무(30년근무) ▲현 락소㈜ 대표이사

※'장기체류 체험상품'이란··

지금까지는 장기체류를 체험해 보는 상품이 없어, 필리핀 현지에서의 실제 노후생활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보고 느껴야 확신할 수 있는데, 현지에 머물며 생활을 체험해 보는 상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런 문제의 해결과 은퇴자들의 이주 결심을 도와주기 위한 '체류체험기회'라 하겠다. 마닐라 남쪽으로 2시간 거리에 '따가이따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해발 500m의 고지로 항상 쾌적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 '캐년 우즈(Canyon Woods)'라는 리조트를 활용, 1∼3개월간 체험이 가능하다. 시설은 물론 운영 면에서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능가하는 초특급 리조트로, 가까이에는 골프장이 두 개나 있고, 승마장, 재래시장, 쇼핑몰까지 있어 체험생활에 적격이다.
또한 가까운 관광지의 길목에 위치해 있어 밖으로의 나들이도 수월하고, 리조트 내 인프라가 선진국처럼 조성이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이웃 사람들과도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도 좋다.

특히 다양한 편의시설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클럽하우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9홀 골프장, 체육관, 인공호수, 성당 등은 장기체류체험을 하는데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설명=필리핀 은퇴촌(아래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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