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피플일반

[fn이사람] GS건설 동부 사업소 김두산 대리

정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27 17:37

수정 2014.11.05 11:41


“콘크리트로 된 상품을 만들지만 감수성만은 말랑말랑합니다. 얼마 전 가수 ‘SOO’ 앨범을 디렉팅했어요.”

GS건설 서울 동부사무소에 근무하는 김두산 대리(35). 방배동 스튜디오에서 음악에 빠져 있는 그를 만났다. 김대리는 뮤지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악 실력이 뛰어나다.

김대리는 88년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고 유명한 팝송을 연주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연주로만 만족할 수는 없었다.

“남의 곡을 따라 연주하다 보니 내 손으로 직접 곡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생기더라구요.”

당시의 꿈이 최근에야 큰 결실을 맺었다.
아니 더 꿈을 이뤘다고 할까. 아직 무명이긴 하지만 ‘SOO(秀)’의 음악을 디렉팅해 최근에 앰범이 나왔다.

디렉팅은 건설에 비교하자면 감리와 비슷하다. 가수의 역량에 맞게 녹음 전후에 작·편곡자와 협의해 발음을 고치거나 편곡을 수정하는 것이다.

“지난해 6개월간 작업을 했는데 이제야 앨범이 본격적으로 풀렸어요. 제 곡도 한 곡 들어 있구요.”

수익(?)에 도움이 되냐고 묻자 아직은 아니란다. 처음부터 돈을 보고 한 일이 아니라 개의치 않는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가 순전히 취미로 만든 곡은 무려 80여곡에 달한다. 그동안 녹음기에 흥얼거리며 녹음해 놓은 것을 편곡해서 MP3파일로 만들어 놨다. 블루스, 퓨전재즈 등 어쿠스틱한 음악이 주를 이룬다.

헤드폰을 끼고 전기기타를 울리는 그의 손은 눈으로 따라가기가 벅찰 만큼 빨랐다. 18년째 기타를 만지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사실 유명가수 왁스와는 대학 친구이기도 하다. 그는 “사실 왁스랑은 같이 음악을 하며 동고동락했던 사이”라며 “지금은 너무 유명해져 연락이 두절됐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퇴근 후나 주말에 짬을 내서 한 달에 한 곡씩 편곡하고 있다”며 “남은 감성이 마르기 전에 계속 좋은 취미로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달리 별 욕심이 없다고 하면서도 음악 욕심은 끝이 없어 보인다.
“30대가 가기 전에 좋은 곡만 모아서 앨범하나 내고 싶어요. 노래는 소질이 없고….” 덩치 좋은 사나이가 부드럽게 느껴진다.

/steel@fnnews.com 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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