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용사’ 바이런 넬슨(미국)이 타계했다.
넬슨은 26일 아침(현지 시간)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로아녹의 목장에서 화려했던 골프 인생을 뒤로 한 채 94년의 생을 마감했다. 넬슨의 사망원인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병인 심장병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하면서도 가장 신사적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넬슨은 하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명성과는 달리 초라했다. 단 한 사람도 그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갑작스런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1912년에 텍사스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포트 워스의 글렌 가든CC에서 캐디로 골프에 첫 입문한 넬슨은 1946년 현역 은퇴 때까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52승(역대 6위)을 거두는 등 화려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1945년에 기록한 11개 대회 연속 우승과 18승은 좀체 깨지기 힘든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역대 2위에 해당되는 113개 대회 연속 컷 통과 또한 마찬가지. 자신의 골프 역사상 최대 오점으로 여긴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제외한 통산 5승의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도 갖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의 기록에 대해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내 기록보다 내가 훌륭한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길 바란다”고 지난 2001년에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넬슨의 사망소식을 접한 세계 골프계는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영웅’의 죽음을 애도했다. PGA투어 커미셔너 팀 핀첨은 “세대를 초월한 용사였던 그는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면서 “그가 몸소 실천했던 신사적이면서 위엄이 가득한 행동은 골프계는 물론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아놀드 파머는 “수년 전 그는 우리 모두가 닮고 싶어한 모델이었다”면서 “넬슨은 골프라는 스포츠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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