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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매각 氣싸움 “국민은행 우세”

국민은행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계약 연장을 둘러싼 기싸움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의 우세승을 관측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본 계약 조항의 변경은 불가하다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론스타는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은 파기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대금 지급이 미뤄지는데 대한 기회비용 상실과 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보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론스타가 초강수를 들고 나온 셈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위협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 수사로 인해 매각 대금 유입이 지연되자 국민은행과 금융당국, 검찰에 대해서 불만을 표출하는 ‘시위’ 수준이라는 것이다.

국민은행도 이에 앞서 김기홍 수석부행장이 제주도에서 가진 세미나에서 ‘여론이 허락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울 경우에는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 역시 국민은행의 본심은 아니라는 것이 금융권의 해석이다. 국민은행 역시 누구보다도 계약 해지를 원치 않고 있으며 외환은행을 놓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계약 해지도 가격 인상도 불가

강정원 행장은 앞서 “현재 국민은행의 입장은 5월 계약 체결시보다 결코 나쁜 상황이 아니다”고 여러번 강조하며 국민은행이 우위적 입장임을 강조했다. M&A 전문가들도 국민은행 우위를 점치며 계약 해지가 론스타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양해각서(MOU)에서 정한 협상 시한을 넘겼다고 해서 가격을 올린 전례는 찾아볼 수 없다며 조건의 변경이 없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의 한 M&A 전문가는 “국내 M&A 사례에서 MOU시한을 넘겼다고 해서 가격이 조정된 전례는 없다”면서 “소규모 딜에서 합의하에 올릴 수는 있으나 국민-론스타의 계약은 그럴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며 당초 계약 조건의 변경이 없이 계약이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M&A 전문가는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운 매수자를 찾을 시점에는 외환은행 매각 가격이 과거에 비해서 껑충 뛰어 있을 것”이라며 “국부 유출이라는 논란과 막대한 자금을 감당하면서 인수할 곳이 과연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계약이 파기될 경우 검찰 수사의 조기 종료에 대한 당위성도 사라지는데다 론스타는 수출입은행과 코메르츠방크로부터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차입한 자금의 이자를 매달 45억원이나 지급하는 상황이라 경제적 손실도 크다는 분석이다.

■배당금 지급으로 자존심 챙길 듯

M&A 업계에서는 12월중에 매각 대금 납입이 이뤄지면 계약 조건의 변경이 전혀 없고 이후로 미뤄지면 배당금을 일부 지급하는 것으로 론스타와 국민은행 모두 체면을 세울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 M&A 전문가는 “별 문제 없이 계약 연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굳이 기회비용을 보전해줘야 한다면 배당금을 소폭 지급하는 선에서 서로 자존심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에 지급이 가능한 배당금은 1조3133억원선이지만 모두를 배당할 경우 주식의 가치가 대폭 하락하므로 국민은행과 배당금 수준에 대해서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 경영 이슈는 국민은행과 협의하도록 MOU상에 있으므로 배당금 부분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는게 M&A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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