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거시지표의 내용을 살펴보면 경기전망을 하는데 있어 편차가 큰 결과를 확인하게 된다. 9월 말에 발표된 각종 제조업지수와 선행지수, 미국 부동산 지표는 경기침체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인 것이다. 아시아 통화강세로 인해 최근 원·달러 환율은 940원대에서 머물러 연말 수출시장에도 먹구름이 낀 상태다.
물론 암울한 시장지표만 존재하지는 않다. 앞서 살펴본 부정적 요소에 대응되는 시장재료가 동등하게 위치해 있다. 먼저 선행지표의 부정적인 결과는 향후 경기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재료이지만 2개월 연속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소비자 구매력이 회복세를 보여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연말 금리인하 가능성이 공론화되는 점도 이상적인 환경으로 볼 수 있다.
미국발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역시 시장심리를 크게 훼손시키는 아이템이지만 최근 발표된 8월 부동산지표에서는 부동산가격의 가파른 하락이 오히려 위축된 부동산거래를 회복시키는데 촉매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외환시장의 혼란도 장기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위안화 변동폭 확대에서 시작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지만 최근 발표된 8월 국제수지 동향에서 알 수 있듯이 계절적 요인(여행경비)에 의해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매월 증가하고 있어 절상압력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상 시장에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어느 한쪽에 무게가 더 실리는지 여부에 따라 시장심리는 결정된다. 현재 경기수준은 저점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따라서 향후 주식시장의 전망이 좋다는 논제를 강조하기 위해서는 현재 시장에 노출된 다양한 하락모멘텀의 소멸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경기 하강속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당분간 ‘연착륙 vs 경착륙’의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시각차를 좁히는 과정에서 경기회복의 모티브가 강조되기 시작할 때부터 이제 ‘착륙’에 대한 논란보다 ‘이륙’에 기대를 갖게 될 것이다.
/키움증권 김형렬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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