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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늘어난다…현대차 LG등 임금피크제 추진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2 08:33

수정 2014.11.05 11:33

기업들이 외환위기(IMF)를 겪으면서 단축했던 근로자들의 정년을 다시 연장하고 있다.

숙련공들의 조기정년 퇴직이 크게 늘어나 ‘기술 단절’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고령화 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정년 연장 분위기가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임금을 줄이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거나 연장해주는 ‘임금 피크제’ 도입을 추진해 향후 정년이 늘어나는 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는 최근 3·4분기 노경협의회 정기회의를 갖고 고용연장을 위한 노사합동 연구반 구성을 합의했다고 1일 밝혔다.

노사합동연구반은 향후 고용 연장 방법과 적용대상,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노사합동연구반은 10월 중 회사측 3명과 근로자측 3명 등 모두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여건에 따라 위원 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코는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제철소 등에 1만7500명이 일하고 있는 대규모 사업장으로 현재 정년은 56세로 돼있으며 연간 200∼300명가량이 정년을 맞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노사 모두 숙련공들의 조기퇴직에 부정적인 입장인데다 현대제철의 정년이 57세인 것을 감안하면 정년이 1∼2년가량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동국제강도 지난 3월 임단협을 무교섭 타결하면서 정년을 기존 55세에서 56세로 1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또 현대차그룹이 제조업체 중 선두주자격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선언한 데 이어 LG와 SK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임금피크제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정년 연장은 더욱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대한전선 등 30여 제조업체들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만 59세(2년 연장)까지 정년이 늘어나는 등 사오정(40∼50대 정년 퇴직), 오륙도(50∼60대에 계속 회사에 다니면 도둑놈)란 유행어가 사라질 판이다.

한편 기업들의 정년 연장 움직임은 지난 7∼8월 연이어 타결된 조선업계 임단협에서도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기존 57세인 정년을 58세로 각각 1년씩 연장했다. 기존 정년퇴직자의 재고용 확대에서 더 나아가 아예 정년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노사 공동으로 임금피크제 등 고령화대책 태스크포스팀(TFT)을 설치해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부담 해소 방안에 대해 협의키로 했다. 대우조선 역시 별도의 정년 연장 기준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이러한 기업들의 정년 연장은 숙련 인력의 확보가 경쟁력의 근간이 된다는 회사측의 입장과 보다 오랫동안 직장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근로자들의 바람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조선업체들도 늘어나는 수주량을 소화해 내기 위한 생산성 향상이 시급해 숙련공을 놓칠 수 없긴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사업장 규모나 산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고용연장을 위한 노사협의기구의 출범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회사와 근로자가 윈윈하는 방식의 고용 연장이 호황을 맞고 있는 업계를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pch7850@fnnews.com 박찬흥 유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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