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기술 뛰어난 남도 먹거리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2 16:58

수정 2014.11.05 11:32



남도 먹거리들은 타 지역에 비해 한국 전통 발효음식의 특색을 가장 잘 보여준다. 특히 전라남도 음식은 가능한 오래 보관해 먹기 위한 저장음식이 발달했다. 날씨가 더운 지역인 남도에선 만들어진 음식들은 유난히 발효된 것들이 많다. 젓갈과 김치를 담가도 수십여 가지가 넘을 정도로 종류별로 다양하다.

간이 세다고 표현되는 남도 김치는 단지 ‘맵고 짜다’는 식의 차원을 넘어선다. 남도식 김치는 쌀죽과 끓인 멸치젓국을 사용하고 갖은 양념을 ‘확독’이라는 그릇에 갈아서 넣는다.
절인 채소에 젓갈을 넣고 다시 삭혀 먹는 김치야말로 남도 발효음식의 절정을 보여준다.

KBS 1TV 추석특집 ‘남도 맛 기행, 삭힘과 절임의 미학’은 남도 음식의 기본이라 불리는 저장 발효음식들의 기원과 발달과정에 대해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4일 밤 11시40분에 방영된다.

남도에선 한식의 기본 반찬인 김치만 해도 다양한 종류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각종 계절나물 김치, 남도식 보쌈김치인 ‘반지’, 그리고 싱겁고 시원하다는 의미의 물김치인 ‘싱건지’ 등 그 종류를 다 셀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풍부하고 다양한 남도 음식을 이해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전라남도는 나주 평야를 비롯해 넓은 들에선 기름진 쌀을 얻는다. 또 다도해로 이뤄진 남해 및 서해에선 각종 해산물과 질 좋은 소금을, 골이 깊은 산들에선 각종 천연 음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아울러 남도는 본래 소금의 고장이다.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질 좋은 천일염을 만들기엔 최고의 조건을 갖춘 곳이 바로 남도다.
지금도 국내 천일염의 80%가량이 전남 신안 일대에서 생산된다. 이 같은 연유로 인해 남도에선 소금이 음식의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져 왔다.
취재진은 중국산 소금과 바닷물을 기계로 정제한 정제염, 그리고 간수 뺀 천일염 등을 이용, 동일한 조건에서 다양한 멸치젓을 담가 그 맛의 차이를 비교·실험해 보았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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