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원·엔환율 하락세 지속 전자·車등 수출 큰타격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2 17:21

수정 2014.11.05 11:32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장중 한때 100엔당 700원대로 진입하는 등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아베 신조 일본 신임 총리 출범 등으로 일본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가 원화보다 상대적으로 더욱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본 엔화의 입지가 차츰 약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엔환율 하락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저점을 780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 자동차 등 세계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주요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 원·엔 환율 장중 700원대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1.70원 오른 947.90원에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20원 하락한 946.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945.70원으로 밀린 뒤 저가인식 매수세 유입으로 결국 947.9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거래일 기준 3일째 상승하며 950원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전반적인 달러화 강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추격매수세가 강하지 않다고 전했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개선으로 미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자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출업체들이 추석자금 마련을 위한 달러 매도를 지속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제한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날 오후 3시 현재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말보다 0.44엔 오른 118.33엔을 기록했다. 결국 이날 원·달러 환율은 0.18% 상승한 데 비해 엔·달러 환율은 0.37%로 상승률이 더욱 높았다.

이처럼 미 달러화 대비 엔화가 원화보다 더욱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800.93원으로 지난주 말보다 1.68원 하락, 800원선을 겨우 지켰다. 특히 장중에는 원·달러 재정환율이 799.66원을 기록, 한 때 800원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원·엔 하락세 지속, 700원대 진입 전망

외환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화 가치가 일본 엔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원·엔환율 7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먼저 일본 아베 총리 내각이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엔화 약세를 용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홍승모 과장은 “아베 내각은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 중단에 따른 영향도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원·엔환율의 추가하락 여지가 많아 원·엔 환율 700원대 진입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캐리 트레이드가 재연되면서 엔·달러가 상승해 원·엔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산업은행 이정하 과장은 “요즘 엔·달러 환율은 펀더멘털보다는 금리나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엔캐리 트레이딩이 재연되면서 엔·달러 환율 상승폭이 원·달러 환율 상승폭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과장은 당분간 원·엔 환율이 780∼820원의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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