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국인 영입이냐 토종 발탁이냐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3 10:48

수정 2014.11.05 11:31

올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주요 대기업들이 ‘하이브리드(혼혈주의)’ 인재와 ‘사내 자체 인재’ 육성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무역, 마케팅, 연구개발(R&D)부문 등의 경우 글로벌인사 중용을 위해 ‘하이브리드 인재’에 비중을 두는 반면 노무, 회계, 일반관리 부문 등은 자체 인재 발탁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이로 인해 연말 정기인사에서는 사업부문별로 하이브리드 인재의 전진배치 속에 회사별 자체 인재 발탁인사 등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인재 발탁 전망

미국발 금리인상과 환율하락 등 악재가 속출하면서 올 연말 인사는 미주, 유럽 출신의 외국인력들이 대거 포진하는 이른바 혼혈주의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03년 미국 현지법인 휴대폰 판매책임자 스카르진스키, 2004년 중국 통신연구소장 왕통, 지난해는 메모리 마케팅 책임자 토머스 퀸 등 외국인을 대거 영입하면서 하이브리드 인사를 강화했다.

올해는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전략국가 출신의 하이브리드 인재를 전진배치할 계획이다.


한진·두산그룹 등 중견그룹들은 올해 해외파 비중을 40%까지 늘리면서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그룹들은 그동안 순혈주의 인사 패턴에서 벗어나 외국인을 대거 영업하는 등 혼혈주의 인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자체인력 육성도 주력

지난 1일 삼성생명 부동산투자자문사인 샘스(SAMS)의 조중형 전무가 동부생명 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동부그룹은 “또다시 삼성맨이냐’는 반응이 팽배했다. 동부그룹의 임원 180명중 절반 가량이 삼성맨 출신이고 최고경영자(CEO)급도 절반 이상이 삼성출신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고문으로 위촉된 이명환 부회장이 삼성SDS 출신이고 이명환 부회장을 대신해 ㈜동부 대표이사가 된 조영철 사장도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출신이다.

동부화재 김순환 사장(전 삼성화재 부사장), 동부건설의 임동일 부회장(전 삼성항공 대표) 등이 삼성에서 영입한 대표적인 경영자다. 동부일렉트로닉스의 오영환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동부정보기술의 김홍기 전임사장은 삼성SDS에서 일하다 동부그룹으로 스카우트됐다.

그동안 동부는 혼혈주의 인사를 대폭 강화했다. 이 때문에 동부가 이제는 안에서 리더를 키워가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최근 CEO를 키우기 위한 부사장급과 주요 임원 경영교육을 잇달아 개설하고 계열사별 자체 교육 프로그램도 속속 마련하고 있다.

동부는 차세대 경영자 육성교육을 진행중이며 다음달에는 2차 대상자 선정작업에도 들어간다.


이처럼 내부에서 리더를 키우려는 움직임은 4대그룹은 물론 중견그룹 중에는 한화,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갈수록 확산 추세를 띠고 있다.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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