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책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3 16:00

수정 2014.11.05 11:30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예비 4차 투표에서 압도적 표 차로 1위를 함으로써 사실상 유엔 사무총장에 내정됐다. 지난 91년 유엔에 남북한이 동시 가입한 이래 15년 만의 쾌거다. 미얀마의 우탄트 전 사무총장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 사무총장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제고는 물론이고 외교적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또 국제무대에서 주도적으로 역량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위상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남북문제와 주변 4강과의 외교관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나아가 국제투자와 국제회의 유치 등 간접적인 경제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유엔은 지난 1945년 창설 이래 각종 국제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장으로 또 국제간 갈등을 조정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유엔은 처음에 국제평화와 안전의 유지를 위하는 기구였다. 그러나 한국전쟁을 시작으로 유엔의 집단 안보체제의 작동 한계를 인식하면서 좀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구 온난화 등 환경문제, 인권문제, 개발도상국의 개발문제 등이다. 그러나 여전히 선·후진국 간의 불공평, 강대국의 일방적 횡포, 안보리이사국의 비협조적인 태도 등 다양한 갈등이 상존해 있다. 따라서 앞으로 반총장에게 요구되는 것은 다양한 기능을 적절하게 운영하고 국제사회의 여러 목소리를 융통성 있고 조화롭게 조정해 나가는 일이다. 특히 유엔을 사실상 주도하는 미국, 중국 등 상임이사국과의 관계를 원활히 해야 한다.


반총장은 원칙주의자며 부드러운 지도력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분단국 출신 사무총장의 특성을 가지면서 여러 난제를 지혜롭게 대처하는 능력과 소양을 갖췄다”는 게 외신의 평이다.
반총장의 쾌거가 강대국간의 이해관계와 지역 안배의 소산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운신의 폭을 넓히고 활발한 외교 활동을 편다면 세계적인 지도자로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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