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임형주 “내 노래가 좋은 일 할수 있어 기뻐요”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3 18:36

수정 2014.11.05 11:29


본사가 주최하는 ‘가족사랑 콘서트’(13일 오후 7시30분·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서는 팝페라테너 임형주(20)가 최근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다녀왔다. 전세계 음악인들의 꿈의 무대인 그곳에서 한국 팝페라 아티스트로서는 최초로 독창회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본사와 함께 펼치는 13일 LG아트센터 콘서트를 전후해 유럽에서 꿈의 공연을 펼치게 된 그를 지난달 30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최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다녀왔는데….

▲지난달 초 공연 준비를 위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잠깐 방문했다. 모차르트 생가도 둘러보고 ‘클래식의 성지’라고 하는 그곳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어 무엇보다 좋았다. 원래 계획은 지난달 11일 잘츠부르크 미라벨 궁전 대리석홀에서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악원 교수인 아포스톨루 하릴클리아의 반주로 독창회를 펼치는 것이었지만 일정을 바꿔 오는 6일 현지 실내악단인 잘츠부르크 솔리스텐과 협연하기로 했다.


―6일이면 추석 당일인데, 명절을 잘츠부르크에서 보내는 셈이다.

▲그렇게 됐다. 베를린 교향악단과 함께 하는 앨범 녹음과 잘츠부르크 공연(6일) 때문에 출국했다가 파이낸셜뉴스와 함께 하는 LG아트센터 공연 직전 다시 한국에 들어온다. LG아트센터 공연이 끝나면 곧바로 프랑스 파리로 또 출국해야 한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 공연을 열고 파리에 있는 말메종 궁전에서 유럽 쇼케이스 겸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르 몽드, 르 피가로 등 프랑스 유수의 매체들도 참가할 예정이어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긴장된다. 한국의 팝페라 아티스트로는 첫 유럽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 교향악단과 함께 하는 녹음 작업은 다음 앨범을 위한 것인가.

▲오는 12월 발매 예정인 크리스마스 캐럴 앨범과 내년 1월에 나올 스페셜 앨범 녹음을 위한 것이다. 캐럴 앨범에는 구노의 ‘아베마리아’ 등 성가곡 위주로 레퍼토리를 짜고 스페셜 앨범은 수록곡 전체를 한국 노래로만 꾸밀 예정이다. 지난 4집 앨범 땐 체코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을 했는데 이번에는 독일 5대 교향악단의 하나로 꼽히는 베를린 교향악단과 함께 하게 돼 기쁘다.

―유럽에서는 팝페라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

▲유럽 여러나라 중 프랑스가 팝페라에 대해 가장 호의적인 것 같다. 거기에 비하면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는 팝페라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팝페라 아티스트인 사라 브라이트만이나 안드레아 보첼리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눈치더라. 그래서 잘츠부르크 공연이 다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모차르트의 ‘알렐루야’, 헨델의 ‘울게 하소서’ 등 레퍼토리를 보다 클래시컬하게 꾸민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가수 보아의 기획사인 에이벡스와 계약을 하고 앨범을 출시하는 등 비교적 폭넓은 활동을 펼쳐왔다. 일본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안드레아 보첼리나 사라 브라이트만 등이 한때 일본에서 꽤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들의 인기가 지금은 다소 주춤하고 있는 편인데 그 빈 자리를 내가 파고들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현재 일본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도 내가 일본에서 활동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류 프리미엄을 보고 있다고나 할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류 하면 ‘욘사마’와 ‘겨울연가’가 전부였는데 이제는 한국 스타라면 모두 열광하는 분위기다. 일본측의 초청으로 지난달 17일 나고야에서 열린 아이치 엑스포 1주년 기념 콘서트 무대에 섰을 때도 반응이 뜨거웠다.

―이번 LG아트센터 공연은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2003년부터 보건복지부·한국복지재단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잃어버린 가족찾기 캠페인’ 문화이벤트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음악 외적인 부분에도 관심이 많나.

▲사회봉사 활동에 꽤 관심이 많다.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사회 분야에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내 노래를 통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사랑의 메신저’가 된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이번 공연에도 현대모비스, SK건설, 두산산업개발, 동일토건 등 4개 기업이 후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업의 메세나 활동도 예전과 달리 매우 적극적으로 바뀐 것 같다. 좋은 일이다.

―우문(愚問)에 대한 현답(賢答)을 부탁한다. 음악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개인적으로 음악에 정치적인 혹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음악은 음악일 뿐이다. 음악으로 사회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음악이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고 따뜻하게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정치도, 돈도 모른다. 지난 20년간 오직 노래만 불렀다”고 말했는데 나도 그의 말에 120% 동감한다. 아티스트로서 그냥 노래만 부르며 살아가지만 그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아줌마 팬들이 특히 많다고 들었다. 그들이 왜 당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아줌마들이 왜 나를 좋아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웃음). 내 앨범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분석해보면 40% 이상이 30대 여성이고 그 다음이 20대 여성과 40대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10대 여성이 가장 많을 것 같지만 그들은 그 다음이다. 자신이 돈을 벌어서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계층, 대중음악은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클래식음악은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로 팝페라를 소비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공연에선 어떤 노래를 들려주나.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콘서트의 문을 연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 칼다라의 ‘친구인 숲이여’ 등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 4곡으로 1부 무대를 꾸미고 2부에서는 ‘질투’ ‘갈채’ ‘로망스’ ‘파리의 연인’ 등 유명 TV드라마 주제곡을 빠른 템포로 엮은 메들리곡도 들려준다. ‘투나잇(Tonight)’ ‘어 타임 포 어스(A Time For Us)’ ‘문 리버(Moon River)’ ‘대니 보이(Danny Boy)’ 등 귀에 익은 팝페라 레퍼토리도 물론 들을 수 있다.


―향후 활동 계획은.

▲우선 캐럴 앨범과 스페셜 앨범 등 2장의 비정규 앨범이 내년 1월 중으로 나온다. 오는 12월에는 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 공연(12월26∼27일)을 비롯한 크리스마스 및 송년음악회 전국 투어가 예정돼 있다.
그리고 내년 1월엔 독일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전국 4개 도시를 돌며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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