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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사공 경 롯데호텔 연회·결혼담당 지배인

고은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4 08:48

수정 2014.11.05 11:29

“국내에도 재즈나 뮤지컬 등을 가미한 독특하고 재미있는 결혼식을 기획해 보고 싶습니다.”

웨딩 기획 분야에서만 15년 이상 근무하며 외길을 걸어온 롯데호텔 연회·결혼담당 지배인 사공 경씨(37)의 포부다.

그동안 사공 지배인의 손길을 거쳐간 결혼 커플만 무려 3000쌍. 이 가운데는 채시라·김태욱 부부을 비롯해 탁재훈, 이범수, 이병규, 홍성흔 등 알만한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재계 인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박찬호 선수의 결혼 피로연 겸 메이저리그 100승 축하 행사를 치러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박선수는 100승 기념의 본래 취지를 흐리지 않으면서 로맨틱한 피로연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행사를 원했다고 한다.

사공 지배인은 최대한 장식을 절제하면서 테이블 세팅에 금사가 섞인 시폰 소재의 테이블 클로스, 글러브와 야구공, 꽃장식을 이용해 절제된 로맨티시즘을 연출했다.


그의 세심한 연출 덕분에 이날 박찬호·박리혜 부부는 예정에도 없던 다정한 춤을 보여 주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사공 지배인이 연출한 결혼이 눈길을 끄는 것은 항상 새로움을 시도한다는 점에 있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독특한 결혼문화가 없는 게 현실이다. 틀에 박힌 결혼식에서 독특한 결혼식 문화로 가는 과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백년가약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뿐만 아니라 하객들에게도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파격적인 결혼식이나 이벤트를 고려해 보라는 권고다.

그는 실제로 가까운 사람들만 초청해 하객들과 함께 즐기는 파티 웨딩이나 레스토랑 웨딩, 라이브 재주연주에 맞춘 댄스파티 형식의 피로연 등의 연출을 시도하고 있다.

수많은 결혼 커플의 새로운 시작을 도와주는 사공 지배인에게도 어려운 점이 없는 게 아니다.


정작 본인이 가족 친척이나 친구의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웨딩 플래너를 꿈꾼다면 개인적인 업무를 희생해야 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일러준다.


“앞으로 미니 뮤지컬 공연을 곁들인 웨딩과 레스토랑에서 유럽풍 클래식 파티를 모티브로 한 웨딩을 연출해 보고 싶다”는 사공 지배인은 “자신만의 컨셉트를 담은 테마 웨딩이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scoopkoh@fnnews.com 고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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