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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너마저…” 투자 크게 줄었다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4 14:17

수정 2014.11.05 11:29

국내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투자마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중국·인도 등 경쟁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경기침체와 성장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국내기업 동반 투자 부진

산업자원부는 4일 ‘외국인직접투자(FDI) 동향’을 조사한 결과 3·4분기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4.8% 감소한 26억300만달러(신고기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들어 9월까지 외국인직접투자는 75억1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연간 외국인직접투자 역시 지난 2003년 64억6900만달러였던 것이 2004년 127억9200만달러로 늘었으나 지난해 115억6400만달러에 이어 올해는 110억달러선으로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기업들의 투자도 부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00대 기업의 투자 실적 및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 상반기 투자집행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늘어난 33조5000억원으로 올해 전체 투자 계획 76조6000억원 중 43.7%에 그쳤다.

또 올 하반기 투자규모는 모두 43조10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증가하겠지만 투자증가율은 19.2%로 지난해(24.2%)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문재도 산자부 외국인투자기획관은 “원화 강세와 주변 경쟁국과의 경합 등 어려운 투자유치 여건 속에서도 올해 외국인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부품소재에 대한 외국인 투자 증가, 외국기업의 물류센터 진출 확대 등 질적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어 단순히 금액만으로 외국인투자가 부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각종 규제완화 선행돼야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국내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세제 등 다방면에서의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석인 산업연구원(KIET) 주력산업실장은 “선진국들이 글로벌 아웃소싱을 추진하고 있는 현 시점은 우리나라가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그러나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큰 시장이 있는 중국이나 인도보다 우리나라의 입지환경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유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장실장은 아울러 “외국인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외국인을 위한 교육과 의료문제 등을 개선해 한국이 중국이나 인도보다 나은 투자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특히 외국인 투자에 대해 이견이 있는 부처간 의견을 조정하고 규제완화를 신속하게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투자환경 개선대책에 대해 수도권규제 완화 등 ‘알맹이’가 빠졌다며 적잖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승철 전경련 조사본부장은 “국내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세제와 투자 관련 지원정책을 마련하는 한편, 유가 등 대외변수에 대한 정책관리가 어려워진 상황을 감안해 수요 확대와 신사업 개척을 위한 경영환경개선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정부는 외국인투자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우선 연내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을 추진, 연구개발(R&D)센터 등 국내 산업 연관효과가 큰 분야의 투자유치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투자여건에 변화가 생긴 만큼 고용창출 등 직절인 부문의 향상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정부는 외국인의 경영·생활환경 개선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10월에는 외국인투자기업 취업박람회를 통해 고용환경을 개선토록 하고, 11월에는 인베스트코리아플라자를 건립해 외국투자가의 창업과 생활문화 적응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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