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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기업 윈윈] 신한은행-대상中企 몇달간 상주‘내부’ 꼼꼼히 컨설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8 16:22

수정 2014.11.05 11:27



인원은7명에 불과하지만 컨설팅 수준에서는 은행업계 최고를 자랑하는 곳이 신한은행 기업컨설팅팀이다.

이들은 일단 컨설팅을 시작하면 대상 중소기업에 가서 일정기간 상주를 한다. 출·퇴근 형식이 아니라 회사 사택에서 머물기도 하고 근처 여관 등에 둥지를 틀고 그 기업의 유니폼을 입고 직원들과 똑같은 생활을 한다.

신한은행 기업컨실팅팀이 이같은 원칙을 고수하는 것은 중소기업들 특성상 정확한 재무재표나 회사관련 서류들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기업현황파악을 위해선 회사대표를 비롯, 직원들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신념때문이다.

이같은 노력은 실제 적지 않은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

■신한의 컨설팅이 회사발전의 이정표가 됐다

김해시에 위치한 제일GMB는 유리가공 및 욕실가구 분야의 선두업체다.
경기침체에도 불구, 연평균 매출 신장률이 43%에 달할 정도로 급속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이 잘 나가던 업체가 지난해 5월 신한은행 기업컨설팅팀의 문을 두드렸다. 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내부관리 문제점을 진단하고 신규사업에 대한 전략적인 타당성을 검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일GMB내부 구성원 사이에서도 컨설팅 성과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가 있었지만 신한은행 컨설턴트 3명은 회사 사택에 2개월간 상주하면서 본격적인 진단에 착수했다.

경영진은 물론 생산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격의없는 대화와 고민속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나타났고 이를 흔쾌히 인정한 경영진의 결단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선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었다.

이 업체는 컨설팅 이후 ▲생산과 영업관리 개선▲기획기능 강화▲외형성장이 아닌 수익성 추구 등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제일GMB 윤현구 상무는 “앞만보고 달려왔던 회사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돌아볼 수 있는 값진 기회”였다며 “컨설팅 보고서는 지금도 제본을 해서 늘 가지고 다닐 정도로 회사발전의 이정표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상무는 “앞으로 신규사업 추진 등에 있어서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신한은행 컨설팅팀에 자문을 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한 컨설팅에 매료된 필리오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1위인 필리오는 화장품 제조 및 유통업체로 매출 400여억원의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처음 신한은행 지점장으로부터 컨설팅 제의를 받았을 때는 다소 의아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은행이 경영컨설팅을 한다는 것도 믿음직스럽지 못했고 재무제표 숫자만 만지다가 끝날 것 같은, 특히 은행원들이 화장품 업계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란 선입견이 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리오 경영진은 보다 나은 발전을 위해 객관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 컨설팅을 받기로 결정했다.

신한은행 컨설턴트들은 임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현실적인 이슈들을 이야기했고 시중 화장품 매장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이 회사가 체감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제시된 재고관리 및 현금 관리방안과 신규사업 관련 조언에 대해 임직원들이 만족할만한 결과라고 인정한 것은 물론 다른 업체에까지 컨설팅을 받아보라고 권유할 정도가 됐다.

신한은행 컨설팅팀 관계자는 “필리오 프로젝트는 지난 2004년 끝났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필리오와 컨설팅킴의 인연이 계속되면서 상호 발전적인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는 신한의 저력

은행들은 그동안 온라인쇼핑몰 등 온라인업체나 학원 등을 정식 기업으로 간주하지 않는 성향을 보여왔다. 당연히 은행에서 대출받기도 힘들었고 이들 업체들은 ‘들어오는 현금관리만 잘하면 된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하지만 신한은행 컨설팅팀은 이들 업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실제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인터파크(코스닥업체)에 대해서는 조직가치를 진단함으로써 임직원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부각함은 물론, 현금흐름을 포함한 내부관리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인터파크 이상규 사장은 “컨설팅을 통해 숨가쁘게 달려왔던 회사를 체계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컨설팅 후 리더십과 의사소통, 성과관리 등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컨설팅 후 인터파크는 신한은행과 거래를 텄다.

국내 유수 홈네트워크업체인 코맥스에 대해서는 조직운용과 인사전략, 개인평가 체계 및 보상구조를 세부적으로 설계해 연봉제 운영의 실익을 거두도록 기여했다.
또 국내최대 특목고 전문학인인 G1230(옛 글맥학원)에 대해서는 예측가능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학원운영 및 평가와 보상제도 개선방안을 설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vicman@fnnews.com 박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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