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권사 CEO ‘장수’로 표현한다면…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9 08:24

수정 2014.11.05 11:26

장수(將帥)들을 비교할 때 흔히 용장(勇將), 지장(智將), 덕장(德將) 등으로 구분한다. 꼼꼼함과 치밀함을 바탕으로 전략가로서 조직을 이끄는 지장, 자신이 세운 계획을 향해 늘 한 발 앞서 줄기차게 밀고 나가는 용장, 그리고 부하들을 관심과 사랑으로 돌보며 불필요한 간섭을 자제하고 끊임없이 동기부여하는 덕장.

격변기를 맞고 있는 증권업계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은 어떤 장수로 분류될까.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지장과 덕장을 겸비한 스타일은 교보증권 최명주 사장과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 굿모닝신한증권 이동걸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최사장은 경영 컨설턴트로 전문지식을 두루 갖춘 지장이면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덕장이다.

노사장도 30년간 은행·증권·투신운용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 지장의 덕목을 갖췄으면서 취임 이후 109개에 달하는 전 영업점을 방문해 직원들의 고충과 건의사항을 듣고 일일이 챙겼을 정도로 덕장의 면모를 갖췄다.

신한은행의 주요 요직을 거친 이사장은 지난 2002년 신한캐피탈 대표 취임 후 이 회사를 여신전문금융회사로 변신시킨 지장으로 직원들의 화합을 중시하는 덕장을 엿볼 수 있다.

뛰어난 전략가인 지장으로는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사장과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 한국증권 홍성일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박사장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며 우리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05년 취임 이후 브로커리지 위주 영업에서 자산관리영업으로 방향을 틀었고 특히 사모투자펀드(PEF)와 인수합병(M&A) 등 금융자문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다.

배사장은 화려함보다 철저한 분석과 꾸준한 실천을 강조하며 실리를 챙기는 지장으로 고객투자의 리스크관리가 가장 큰 관심사다.

홍사장은 삼성증권 비서실 감사팀장과 부사장을 거치면서 쌓은 경험과 관록으로 한국증권의 금융상품연구소, 맞춤형 자산관리 시스템, 펀드품질인증제, 펀드백화점 등을 탄생시킨 지장으로 꼽힌다.

덕장과 용장의 면모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CEO는 대우증권 손복조 사장과 현대증권 김지완 사장, 키움증권 김봉수사장이 대표적이다.

손사장은 소탈한 대화와 직원들을 챙기는 세심함을 갖춰 덕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지만 2004년 취임때 ‘1등 자존심 회복’을 목표로 세우고 3개월 만에 브로커리지 1위 탈환 그리고 취임 1년 만에 자산관리 잔고를 6조원이나 늘린 모습에서 용장의 면모도 엿볼 수 있다.

김사장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임원에서 신입직원까지 아우르는 친밀함은 덕장의 면모가 보인다. 그러나 전 직원이 참여해 밤을 지새우는 ‘불수도북(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 등산을 실천하는 카리스마에서 누구보다 한 발 앞서 전투를 지휘하는 용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키움 김봉수 사장도 친화력과 기획력으로 덕장과 용장의 반열에 올라 있다.


이 밖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지장과 용장의 조합형인 증권업계 CEO는 한화증권 진수형 사장, NH투자증권 남명우 사장, 대투증권 조왕하 사장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편,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의 유비 같은 덕장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CEO는 메리츠증권 김한 부회장과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사장, 동양종금증권 전상일 사장 등이다.
특히 전사장은 자신을 운이 좋아 싸움에 번번이 이기는 장수를 이르는 복장(福將)이라고 스스로를 평한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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