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균일가 매력’ 짠돌이 고객 지갑 연다

이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9 15:41

수정 2014.11.05 11:25



유통가에서 주로 ‘땡 처리(재고품 처분)’ 방편으로 쓰이는 균일가 전략이 창업 아이템으로 진화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1000원짜리 균일가 액세서리 점포는 물론 생활용품,인테리어점,국밥집,미용실에 이르기까지 균일가 전문점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

■5000원으로 액세서리 5개 샀다 ‘인기’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 위치한 액세서리 전문점 ‘젬스토리’(www.gem-story.com). 매장 안을 꽉 메운 젊은 여성들이 저마다 한 손에 바구니를 들고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주저 없이 담는다. 이 곳은 1000원 균일가 점포이다. 즉,어떤 것을 골라도 가격이 단돈 1000원이라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한 손님의 바구니 안을 들여보니 뿔 모양의 천연옥 목걸이, 천연진주 목걸이, 수백 개도 넘는 검은 비즈로 엮은 허리띠, 커다란 큐빅 귀걸이가 들어 있다. 이 손님은 5000원권 지폐를 내고 1000원을 거슬러 받은 뒤 가벼운 발걸음으로 되돌아간다.


젬스토리 강남 고속터미널점을 운영하는 김현숙 사장(43)은 “주변에 저가의 액세서리 전문점은 많지만 100% 균일가를 실현한 점포는 없다. 100% 균일가라는 것이 다른 점포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점이다”고 설명한다. 젬스토리는 개업 6개월만에 가맹점 20여개를 확보하고 있으며, 지금도 개업하고 싶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1000원 인테리어소품에 주부들 “따봉”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에코마트’(www.eco-mart.co.kr)도 1000원 균일가 숍. 인테리어 소품만을 전문 판매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자매사인 뉴코아아웃렛,2001아웃렛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간 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가맹사업에 뛰어들었다.

주로 유럽풍 인테리어 용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소품정리용 패브릭 바구니,소꼽놀이 세트,휴대용 가방 등이 젊은 주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에코마트 관계자는 “고객들 사이에 ‘보일 때 사야지 다음에 와서 사려면 없다’라는 입소문이 날 정도”라며 소개했다. 상품군은 격주로 교체되며, 계절이 바뀔 때는 상품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현재 전국에 27개 매장이 있다.

■안주 1인분 6500원,국밥 2900원에 ‘북적’

외식업종에 균일가 숍이 빠질 리 없다. 뷔페식으로 운영되는 복합 구이전문점 ‘육오구이’(www.6592.co.kr)는 멍게,새우,낙지 등 다양한 해산물과 삼겹살,불고기,닭똥집 등 안주를 ‘1인분 6500원’ 균일가로 제공한다.

육오구이 충북 음성점의 전현식 사장(40)은 “다양한 안주를 균일가에 판매하니까 취향이 전혀 다른 고객들이 찾아와 즐긴다”며 “게다가 균일가를 적용하니 고객들 부담이 줄어 단골손님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전철우 고향국밥’(www.fdkorea.com)은 다양한 국밥 메뉴를 2900원 한 가격으로 판다. 주로 오피스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어 주머니 사정을 걱정하는 샐러리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체 메뉴 30여 가지 중 2900원짜리가 절반 정도, 나머지 메뉴도 4900원 이하다.

전철우 고향국밥 관계자는 “싼 가격에 비해 음식 맛이 좋고 음식이 빨리 나와 점심시간 테이블 회전율이 5∼8회에 이른다”고 설명한다. 현재 가맹점 수 32개.

■상품군 다양화·업그레이드가 관건

사실 균일가 점포는 일본의 ‘100엔숍’에서 출발했다. 지난 2001년에 국내 균일가 점포의 원조격으로 첫 선을 보인 1000원숍 ‘다이소’(www.daiso.co.kr)는 현재 균일가 점포의 선두로 자리잡고 있다.


다이소의 인기 비결은 월 평균 400여 가지의 신상품을 꾸준히 출시하며 총 2만여 가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막강한 상품력. 전국에 300개 이상 매장을 두고 있으며, 최근엔 대형유통점,온라인쇼핌몰에 입점하는 등 유통경로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같은 균일가 점포의 인기와 확산에 대해 한국창업전략연구소(www.changupok.com) 이경희 소장은 “장기 불황에 따른 소비 양극화 때문”이라며 “여기에 소비 패턴의 다양화로 젊은층 사이에 계절,느낌,기분에 따라 저렴하고 다양한 제품을 즐기려는 분위기도 한 몫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소장은 “균일가 점포를 창업하려면 고객의 성향을 철저히 분석, 실질적인 가격전략 수립,다양한 상품구성,끊임없는 업그레이드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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