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멕시코 ‘오초아 축제’

김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9 16:58

수정 2014.11.05 11:24



9일(한국시간) 멕시코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 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종목인 축구가 아니라 골프에 의해서다. 멕시코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레나 오초아가 고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덕이다.

오초아는 이날 멕시코 중부 미초아칸주 모렐리아의 마리아 레지덴셜GC(파73·6763야드)에서 끝난 미국 LPGA 투어 코로나 모렐리아챔피언십에서 시즌 4승째를 달성했다. 4라운드 최종 합계 20언더파 272타로 2위 훌리에타 그나다(파라과이·277타)를 5타차로 따돌렸다.

이번 우승으로 카리 웹(호주)과 다승 공동 1위(4승)에 오른 오초아는 상금 랭킹 1위, 평균 타수 1위 등 3관왕을 향해 줄달음을 쳤다.
또 ‘올해의 선수’ 포인트도 253점으로 늘려 카리 웹(214점)을 39점차로 따돌리며 선두를 달렸다. 우승 상금 15만달러를 보탠 오초아는 시즌 상금도 212만달러로 늘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시즌 상금 200만달러를 넘긴 두번째 선수가 됐다. 소렌스탐은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시즌 상금 200만달러 고지를 돌파해왔다.

멕시코에서 골프는 특권층만 누리는 ‘귀족 스포츠’다. 퍼블릭 골프장은 하나도 없고 모두 프라이빗(회원제) 골프장뿐이다. 부자 중에서도 부자만 즐길 수 있는 게 이 나라의 골프다.

하지만 이날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골프장에 수천명의 갤러리가 찾아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빨간색 모자와 가슴에 오초아를 상징하는 알파벳 ‘L’자가 쓰여진 티셔츠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은 18홀 내내 그녀를 따라 다니며 응원을 펼쳤다.

오초아의 고향 과달라하라에서 3시간 동안 자동차를 몰아 응원을 왔다는 라몬 데 알바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멕시코 사람들에게 영광스러운 순간”이라면서 “그녀는 골프로 유명해진 멕시코 최초의 여성이었는데 이제는 멕시코 최고의 스타가 됐다”고 했다.

오초아의 유명세 덕에 골프를 시작하는 주니어 선수들도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리(29·CJ)가 국내에 골프 열풍을 일으켰던 것과 흡사하다. 오초아는 ‘멕시코의 박세리’인 셈이다.

첫날부터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을 차지한 오초아는 “내 생애 가장 기쁜 날”이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오초아를 큰 언니처럼 따르는 파라과이 출신의 ‘루키’ 그라나다가 단독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양영아(28)가 합계 10언더파 282타로 4위를 차지, 올 들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조건부 출전권자지만 대기 순위가 높아 21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던 양영아는 지난 3월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 공동 7위 이후 한번도 톱10에 입상하지 못했으나 이번 대회 성적으로 내년 전경기 출전권을 확보했다. 기대를 모았던 김미현(29·KTF)은 공동 26위에 그쳤다.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사진설명=9일(한국시간) 끝난 미LPGA 투어 코로나모렐리아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로레나 오초아(왼쪽)가 친구들로부터 샴페인 축하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모렐리아(멕시코)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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