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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한알뜰씨 부자 부부되기] <19>출산준비 노하우 공개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9 17:01

수정 2014.11.05 11:24



“자기야, 나 갑자기 순대가 먹고 싶어.”

부인 한알뜰씨(30)의 전화를 받은 고수익씨(32)는 퇴근길에 집 앞 분식집에 들렀다. 주인 아줌마는 임신을 축하한다며 봉지 가득 순대를 담아주었다.

이들 부부가 결혼한지도 어느 덧 2년. 두달 전 함께 찾아갔던 병원에서 이들은 임신 소식을 전해들었다. 두달이 지났지만 고씨는 아직도 그날의 벅찬 감정을 잊지 못했다. 임신 3개월이 넘어서면서 한씨는 먹고 싶은 게 유난히 많아졌다.

함께 순대를 먹으며 이들 부부는 필요한 출산용품 목록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듬해 여름 출산을 앞두고 차근차근 준비를 시작했다.

■이들 부부 어떻게 준비했나

고수익·한알뜰 부부는 임신을 계획하기 전 만기된 펀드에서 1000만원을 빼 예금 계좌에 옮겨두었다. 출산을 준비하며 언제든 필요할 때 쉽게 찾아쓰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함께 육아·출산 박람회를 찾았다. 육아·출산 박람회는 태아보험을 비롯해 산부인과, 가구, 장난감, 의류 등 각종 유아용품 업체들이 참석해 정보를 제공하는 장이다. 예비 부모들은 출산과 육아에 필요한 정보를 총망라해 얻을 수 있고 직접 용품을 구입하거나 보험 가입도 가능하다.

매년 2번씩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정기적으로 대규모 육아·출산 박람회가 개최되며 백화점 등에서 열리는 육아·출산 박람회도 있기 때문에 편한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이 박람회에서는 각 업체가 홍보목적으로 분유샘플을 제공하기도 하고 양말, 옷, 거즈수건, 책, 젖병 등을 공짜로 제공하기 때문에 정보와 함께 필요한 출산용품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병원은 우선 집에서 가까운 산부인과를 점찍어 두고 다니기 시작했다. 산전 검사와 철분제는 보건소에서 무료로 이용해 비용을 아꼈다.

출산 선배들은 한씨에게 임신 6개월이 되면 실제 출산할 큰 병원으로 옮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출산을 담당할 의사가 아기와 산모에 대한 특이사항들을 충분히 파악할 시간을 주는 게 좋으며 진료를 담당했던 의사가 출산을 돕게 되면 산모의 심리 상태도 안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병원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분만방법 중 하나를 택하고 그에 대한 준비와 간접 경험을 미리 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임신 3개월로 접어들어 태아가 안정된 상태에 이른 후 한씨는 태아보험에 가입했다. 온라인 패키지 판매업체를 통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패키지로 묶은 ‘웰빙형’ 상품을 선택했으며 각 2만7700원과 2만8000원씩 매월 5만5700원을 납부하고 있다.

■출산용품 꼭 필요한 것만 사자

고씨 부부의 경우 첫 출산이었기 때문에 예쁜 출산 용품만 보면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다. 하지만 하나 둘 충동구매를 했던 선배 엄마들은 결국 두세번 사용에 그쳐 아까웠던 경험이 많다고 충고했다. 아기들이 금세 자라기 때문이다.

때문에 출산용품을 사는 데도 요령이 필요하다. 구입시기는 6개월 전후로 시작하고 8개월이 넘어가면 몸이 무거워져서 움직이기 힘들어지니 그 전까지 끝내는 것이 좋다.

6개월이 되기 전에는 우선 주변 사람들을 통해 필요한 것이 뭔지를 꼼꼼히 듣고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확보해 놓아야 한다. 신생아들은 빨리 자라기 때문에 굳이 모든 용품을 새 것으로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또 아기를 낳고 나면 출산 선물을 많이 받게 된다는 것도 기억하자. 선물은 대부분 옷종류가 많기 때문에 옷이나, 양말, 신발 등의 소품은 조금만 계획에 넣거나 선물할 사람에게 미리 필요한 것을 귀띔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확보할 수 있는 물건이 정해지고 나면 실제 구입 목록을 작성 한다.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은 아기가 태어날 계절이다. 계절별로 제철 용품이 따로 있는 데다 구입 수량에 차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정보를 잘 수집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 구매를 하러 갈 때도 출산 경험이 있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 유리하다.

우선 준비해야 할 것이 아기가 태어나면 입힐 배냇저고리다. 100% 순면이어야 하며 2∼3벌, 여름 아기라면 3∼4벌 정도 여분을 마련한다. 겨울에 태어나는 아기라면 내복도 준비한다. 내복은 입히고 벗기기 편하게 허벅지나 어깨 쪽에 단추가 붙은 것이 좋다.

기저귀는 천 기저귀를 사용한다면 20∼30장 순면 기저귀를 준비하고 종이 기저귀의 경우 신생아용 일자형 기저귀를 200장 이상 구비해 놓는다. 기저귀 커버는 허벅지 부분이 꽉 조이지 않는지, 공기는 잘 통하는지 등을 확인한다.

수유를 위해서는 우유병과 우유세척솔 등이 필요한데 이때 인체에 무해한 재질로 열탕을 해도 환경호르몬이 나오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산모가 수유시 사용할 수유용 특수 브래지어와 수유패드도 준비한다.

이부자리와 겉싸개 등은 아기가 태어나는 계절을 잘 고려해 구입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 태어나는 아기라면 겉싸개보다 조금 더 두꺼운 ‘보낭’을 준비하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베개는 보통 생후 1개월까지는 좁쌀 베게를, 이후에는 짱구베개나 겨가 들어간 베개를 사용한다.

외출시 아기를 안을 수 있는 ‘아기띠’와 유모차도 꼭 준비해야할 상품 중 하나다. 또 아이의 건강을 위해 가습기와 귀에 대면 바로 체온이 표시뒤는 체온계, 또 만약을 상황을 대비해 유아용 응급처치 정보가 담긴 책자도 구비해 놓는 것이 좋다.

■벼룩시장을 알뜰하게 활용하자

한씨는 출산용품 구입비용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출산 경험자가 알려준 방법을 총동원해보기로 했다.

우선 할인매장이나 세일기간을 이용한다. 출산용품은 3∼4개월 정도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백화점 세일 기간을 이용해도 좋고 아기용품 할인 매장을 이용하면 정상 가격보다 20∼30% 정도는 싸게 구입있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서 유아 중고용품을 파는 벼룩시장이 부쩍 늘었다. 한두번 사용한 유아용품 등을 위탁해 50∼80% 할인한 싼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잘 이용하면 큰 돈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아기 침대 등의 고가 용품은 중고용품으로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지난해 출산한 한씨의 친구는 벼룩시장을 잘 이용하면 출산 후 몇번 사용하지 않은 아기 용품을 되팔아 수익을 남길 수도 있다고 귀뜸했다. 선물로 가득 들어온 아기 옷은 대부분 한두번 입고 마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에 그 옷들을 벼룩시장에 되팔면 이윤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아기 침대 같은 가구들은 필요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벼룩시장에 되팔아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

집안에 대용품을 최대한 활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아기 욕조라든가 우유병 소독기 등은 꼭 따로 구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욕조 대신 커다란 플라스틱 통을, 소독기 대신 커다란 냄비 하나를 이용해도 좋다. 손싸개·발싸개는 신생아 때만 쓰는 것이기 때문에 깨끗이 소독한 양말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집에서 쉬는 동안 취미 삼아 간단한 아기용품은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아기용품은 디자인이 심플하기 때문에 턱받이라든가, 가제 손수건, 기저귀 등은 천을 떠다가 직접 만들기에 무리가 없다. 훨씬 저렴하게 출산용품을 준비할 수 있고 엄마로서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손수건에서 아기 베게, 옷, 모빌 까지 직접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나와있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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