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북 핵실험] 환율 원·달러 1000원대 가능성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9 17:12

수정 2014.11.05 11:24



북한 핵실험 소식이 외환시장에 메가톤급 충격파를 던졌다. 설마설마했던 북핵 위기가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외환시장을 삽시간에 휘감으며 원·달러 환율이 14.8원이나 폭등했다. 더욱이 앞으로도 강약을 거듭하면서 북핵의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외환시장의 불안한 흐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전문가들은 “향후 서울 외환시장은 금융 메커니즘보다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고저에 따라 춤을 추게 될 것”이라며 “북핵 위기가 갈수록 고조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을 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장금리가 오전 중 상승세에서 보합 수준으로 돌아섰다.

■원화가치 급락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4일보다 14.80원 급등한 96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동안 14.80원이나 상승한 것은 지난 2004년 12월 8일에 17.0원이 오른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추석 연휴기간 중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오름세로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은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순식간에 급등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북핵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역외세력의 공격적인 매도를 이끌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북한이 결국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모두 달러 매수에 가담,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원·달러 1000원대 상승 배제 못해

외환시장은 앞으로도 북핵의 후폭풍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게 외환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특히 미국, 일본, 중국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됐다.

신한은행 홍승모 과장은 “앞으로 외환시장은 금융 메커니즘보다는 지정학적 위기의 변화에 더욱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미국 등의 반응에 따라 외환시장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태가 악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을 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증권 이상재 거시경제팀장은 “북핵을 계기로 그동안 글로벌 달러가치에 비해 고평가됐던 원화가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전개되는 갈등의 정도에 따라 상승폭이 달라질 수 있지만 불안이 고조된다면 1000원선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신한은행 홍과장은 “이번의 파장은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970∼98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사태가 악화되고 북핵문제가 펀더멘털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100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금리는 안정자산 선호현상 반영, 보합세

한편 이날 채권시장에서 지표채인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직전 거래일보다 0.01%포인트 오른 4.61%를 기록했다. 국가 리스크 상승이라는 금리 상승요인이 있었지만 이보다 안전자산선호라는 심리적 요인이 더욱 크게 작용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채권시장에서 북핵 문제는 주식시장에 비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안전자산선호 현상과 함께 앞으로 경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해 금리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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