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북 핵실험] 증시 3가지 시나리오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9 21:13

수정 2014.11.05 11:23



증시가 북핵 후폭풍에 휩싸였다. 북한 핵실험 소식이 주식시장을 강타, 9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3.58%나 빠져 1300선을 위협받았다. 코스닥시장은 심리적인 압박 강도가 상대적으로 더 커지면서 패닉(공황) 상태였다. 코스닥지수는 장중에 무려 9.10%나 폭락했다.

한반도에 ‘전쟁에 준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향후 증시 전망도 미궁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증시 전문가들조차 향후 지수 전망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 충격으로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만 피한다면 중장기 대세상승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3가지 시나리오 가능성

앞으로 증시는 크게 3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전망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한 발 양보하고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하는 것이다. 또는 중국의 설득으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그림이다. 이렇게 될 경우 1280 안팎에서 가격 조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유(U)자형 패턴을 보일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가능성은 가장 낮은 시나리오다.

증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강력한 무력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과 실행에 옮기는 상황이다. 이는 한국증시의 지속적인 우하향이 예상된다. 지지선 설정이 무의미해지는 셈이다. 그렇지만 중국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 시나리오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가정할 수 있는 가장 확률 높은 시나리오는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다. 강도 높은 경제제재로 미국과 북한간 대치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코스피지수는 1250선까지 밀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고 상당 기간 한국증시는 엘(L)자형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북한 실제 핵실험을 했다면 이는 최후의 카드를 꺼낸 것”이라며 “결국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어 미국의 대응 방향에 따라 증시는 방향성을 정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카드에 따라 한국 증시가 다시 한 번 출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심리적 불안감이 가라앉기까지 당분간 하향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전쟁에 준하는 이벤트가 돌출한 상태이기 때문에 지수 추가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1300 붕괴 여지가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중요한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300선 지지여부가 관건

미국과 일본, 중국, 유엔의 대응 강도에 따라 한국 증시가 방향성을 찾을 전망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다면 13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300선마저 내줄 경우 지수하단은 1250선도 가정해야 한다는 조심스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원은 “이번 북한 핵실험으로 5∼10%의 단기 충격이 불가피해졌다”며 “최근 고점인 1380에서 100∼150포인트의 조정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미 상당 수준의 가격 조정이 발생한 만큼 급락세가 마무리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 주가 수준에서 1∼2주간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북핵 등 정치적 사건은 단기 충격을 줄 수 있지만 경제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그러나 지난 7월 이후 3개월 가까이 상승한 만큼 북핵 실험으로 10월 중 1280∼1300선의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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