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인터넷 공개의 실상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0 16:55

수정 2014.11.05 11:21



대학생인 정호성씨는 장난삼아 립싱크를 하는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정호성씨는 이른바 인터넷 스타로 떠올랐다. 파티복 디자이너인 고봉자씨도 야근을 하다 직장동료들과 사무실에서 춤을 추고 노는 모습을 공개했다가 화제가 됐다.

사생활을 인터넷상에서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퍼블리즌’이 늘고 있다. 퍼블리즌(Publizen)이란 영어의 공개된(Public)과 시민(Citizen)을 합성한 단어로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공개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퍼블리즌은 문화·정보 콘텐츠를 단순 소비만 해왔던 일반인들을 생산자로 탈바꿈시키는 시초가 되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문화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인터넷 세대에 대해 다룬 ‘디지털 신인류 퍼블리즌, 노출증인가, 개성의 표현인가?’ 편을 오는 14일 오후 10시55분에 방영한다.

퍼블리즌에게 ‘프라이버시’는 크게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이들은 나이, 직업, 주소 등 신상정보는 물론 연애경험, 주량, 심지어 몸에 있는 문신의 위치까지 속속들이 인터넷에 공개한다. 이를 위해 사진과 웹 카메라, 디지털 비디오 프로그램 등의 신기술을 적극 이용한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 10명 중 8명이 자신을 퍼블리즌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생활 공개로 인한 명예훼손, 사칭, 인터넷 폭력 등의 부작용과 피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사이버 성폭력을 경험한 한 퍼블리즌의 사례를 공개한다.
피해자 김은미씨(가명)는 미니홈피에 올린 자신의 사진이 선정적인 내용과 함께 다른 사람의 홈페이지에서 공개되는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이후 그는 대인공포증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 홈페이지마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도용해서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범인 검거는 쉽지 않았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