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핵실험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도박을 선택했다. ‘위험 큰 장사가 이문도 많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핵 카드를 통해 국제사회와 우리나라를 상대로 협상력을 높일 것이고 따라서 판돈도 커지게 됐다. 국제사회나 우리나라가 북한의 핵무장을 포기시키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과 대가, 희생이 커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비상식적이고 예측 불가한 돌출행동은 체제 유지를 위한 것이고 선군정치의 핵심이다.
비용, 대가, 희생 더 커질듯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손익계산서는 자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지금 체제 유지냐, 붕괴냐 하는 생사 기로에 서 있어 잃을 게 별로 없다. 또한 핵무장한 국가를 섣불리 공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단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북한 체제가 흔들리기는 어렵게 됐다. 북한이 얻은 수확이다. 또한 이제 북한 핵을 풀려면 대화 이외에는 별 도리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다만 북한은 정권과 체제를 담보로 도박을 한 만큼 경제적 희생쯤은 각오할 것이다. 앞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한 북한주민의 경제적인 고통은 체제 유지에 중대 변수가 안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쪽은 우리 경제와 참여정부의 리더십이다. 당장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북한의 핵 인질이 된다면 지금까지와 양상이 다른 혼란과 불안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일시적인 충격으로 내공이 쌓인 과거와는 성격과 양상이 다르다.
무엇보다 외국인투자 동향은 초미의 관심사다. 당장은 신용등급에 영향이 없다고 하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악재 중 악재다. 핵문제가 풀리지 않고 꼬여간다면 전문가들이 지적한 대로 투자심리 위축은 물론, 자본유출,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경제로서는 중대 기로를 맞게 된 셈이다.
꽃놀이 패 쥔 미국·일본
게다가 참여정부로서는 그간의 포용정책이 북한의 핵무장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터여서 그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더군다나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무장이 현실화되면 남북공영과 남북통일은 물 건너가게 된다. 하지만 북한의 무력 도발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는 북한 체제의 자멸을 의미해서다. 따라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무엇보다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지속될 예측불허의 긴장감이고 이 여파에 따른 경제적 혼란과 충격이다.
골치는 아프겠지만 그래도 꽃놀이 패를 쥔 쪽은 미국과 일본이다. 이들 국가들은 한반도의 운명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위치에 또다시 올라서게 됐다.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으로서는 격랑에 휩싸인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북아에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게임이 될 수 있다.
일본은 제3자로 우리보다 한결 여유있는 입장에서 북한 핵무장의 이해 득실을 따질 것이다. 미국과 함께 동북아 패권을 분담하고 재무장하는 호기로 삼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런 와중에 우리 경제는 북핵과 이를 겨눈 미국의 칼날 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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