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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영구자석 원리 규명

이종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1 08:43

수정 2014.11.05 11:19

나노 크기(10억분의 1미터)의 초소형 영구자석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초소형 영구자석은 인체의 종양부위에 투입돼 암을 치료하거나 우주선, 초소형 노트북PC 제작에 사용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고려대 이철의 교수(물리학과) 연구팀은 양성자 빔을 쪼인 흑연이 상온에서 자석으로 변하게 되는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교수팀의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최근호에 게재됐다.

그동안 양성자(수소·원자핵) 빔을 쪼인 흑연이 영구자석으로 변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으나 그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교수팀은 2.5MeV(메가볼트) 양성자 가속기를 이용, 흑연에 양성자 빔을 조사한 결과, 빔을 쪼인 부분만 자성을 띠는 것을 확인했다.


또 흑연을 영구자석으로 만드는 힘은 양성자 빔을 쪼여서 만들어진 원자 크기의 자석들간에 이뤄지는 직접적인 상호작용임을 밝혀냈다.

이교수팀은 이를 통해 최근 큰 관심을 끌었던 거대 자기저항 물질(자기장에 의하여 전기 전도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물질)과 달리, 자유 전하들은 영구자석의 형성을 돕지 않으며 양성자 빔을 쪼인 부분만이 영구자석이 된다는 점도 알아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양성자 가속기 분야의 핵심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현재까지 가능성 수준에서 검토되는 흑연 영구자석 관련 연구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의 영구자석은 철, 코발트, 희토류 원소 등의 금속이나 화합물로 이뤄진 것들로 단단하지만 무겁고 전기전도도가 매우 높다. 반면 흑연(탄소) 영구자석은 가볍고 단단하며 자기장을 사용해 전기 전도도를 조절할 수 있다.


특히 흑연에 나노 크기의 양성자 빔을 쪼이면 나노 크기에 해당하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탄소 영구자석을 만들 수 있다. 이 초소형 자석을 인체의 종양 부위에 투입해 종양 제거에 필요한 열을 발생시킴으로써 암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


이교수는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직경을 가지는 양성자 빔을 사용하면 초경량의 초미세 가공된 문양을 가지는 흑연 자기 기록매체를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우주선 및 초경량 노트북PC 등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sejkim@fnnews.com 김승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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