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외국인 왜 증시서 연일 사들이나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1 17:32

수정 2014.11.05 11:17



북한의 핵실험 파장에도 한국 증시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 4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인 데다 선물시장에서도 이틀째 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만 18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9일(4777억원), 10일(1195억원)에 비해 매수 규모가 줄었지만 외국인 매수는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지수선물을 이틀째 샀다. 전일 5411계약에 이어 이날도 4846계약을 순수히 사들인 것.

불확실성이 커진 한국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사자에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단기 대응 차원 저가 매수

메릴린치증권 이남우 전무는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지속적인 매도세를 보였다”면서 “4일 연속 순매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고 지수 조정에 따른 저가 매수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국내주식 비중을 줄여 왔기 때문에 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받았을 때 단기적인 매수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실제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만 지난 4월24일 이후 지난달 말까지 13조3994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순매도 금액인 3조229억원의 4.4배에 달한다.

골드만삭스증권 임태섭 서울지점장은 “외국인의 현물 매수는 단기적인 모멘텀 투자로 해석되고 선물매수는 현물시장에 대한 위험 회피성 투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가 단기적으로 한 방향으로 변동하는 과정에서 반대로 주식을 사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란 설명이다.

일부에선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있어 향후 추세 상승 과정의 반등 탄력을 기대하고 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국증권 손정한 리서치센터장은 “북핵 이슈가 중장기 투자를 고려하는 외국인 입장에선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매수세를 예단할 수 없지만 북핵 이슈에 따른 추가 조정이 있을 경우 현물 중심의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동성 호조 미국증시 신고가 영향”

외국인 매수 배경 중에는 최근 미국 다우지수 신고가 행진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증시 호조는 세계경기와 유동성이 그런대로 괜찮다는 방증이다.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부동산, 원자재 시장으로 몰렸던 유동성이 금융시장으로 환류하고 있다는 것.

NH투자증권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최근 매수세는 북핵 이슈를 떠나 미 증시 호조와 2007년 기업이익 증가, 금리인상 중단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S&P500지수를 기준으로 금리인하 시기의 평균수익률이 금리인상기보다 4배가량 높았다”며 “추가 금리인상이 없다면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 현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핵 학습효과를 알고 있다”

일부에선 외국인들이 북핵 이슈에 무덤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 십여 차례의 북한 이슈가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바꿔 놓지 못했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특히 과거 북한 이슈가 불거졌을 때 주식매도보다는 매수 대응이 수익률이 좋았다는 선례도 있다는 것.

노무라증권 주식영업부 관계자는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익숙해진 외국인투자가들은 한국증시의 저평가 상태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핵실험 이슈로 지수가 조정을 받자 주식을 싸게 산다는 단기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