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부동산 ‘역발상’ 필요/박일한기자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2 17:06

수정 2014.11.05 11:14



북한 핵실험 실시 여파가 부동산 시장에도 만만치 않다. 건설업체들은 “그렇지 않아도 침체된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분양시장이 작은 심리적 요인에도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특정 단지 분양이 잘 안 된다는 소식에 다른 지역에서도 덩달아 미분양이 나는가 하면 소폭의 금리 변화에 시장이 갑자기 얼어붙기도 한다. 현재 시중엔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이 투매할 가능성이 있다’ ‘건설사들이 수요 위축을 우려해 분양을 연기하면서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다’ 등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취재하다 만난 한 건설사 간부는 뜻밖에 “지금이 오히려 투자 적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전쟁이 나지 않는 다음에야 일시적으로 주춤한 이 시기가 전통적으로 투자 적기라는 역발상이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도 “아침에 북핵 돌발 변수 영향을 확인하려고 여러 중개업소에 전화를 해보니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면서 “소폭이라도 가격이 하락하면 그때가 매수 적기”라고 전했다. 북핵 변수는 부동산 시장에 이미 반영된 리스크로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증권시장에서 움직이는 외국인의 대응에서도 드러난다. 북핵 실험 여파가 발표된 직후 9일과 10일 외국인들은 선물, 현물 시장에서 1조원이 넘게 순매수했다. 이럴 때 사두는 게 돈이 된다고 본 것이다.


마침 우리은행은 지난 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안보리 공식 통보 때부터 9일 핵실험까지 7번의 핵관련 사건과 전국 아파트 매매값을 분석한 결과 오히려 오름세가 많았다고 발표했다. 북핵 변수는 주택값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결코 아니라는 진단이다.


심리는 깊이가 얕아 바람이 부는 대로 방향이 바뀌는 법이다. 혼란스러울수록 부동산 투자에도 역발상의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jumpcu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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