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北경제 日제재… 외화벌이 창구 막혀

송계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2 18:28

수정 2014.11.05 11:13


일본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독자적으로 취한 초고강도 제재조치는 그러잖아도 어려운 북한 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북한 상품의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농수산물과 무연탄을 일본에 수출해 왔던 북한으로서는 외화 수입이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일본 정부가 북한의 대처와 국제사회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대북 수출금지, 북한에 기항한 제3국 선박의 일본 입항금지 등 추가적인 제재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북한 경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화벌이 창구 사실상 차단

일본 정부가 △모든 북한 선박의 입항금지 △북한으로부터 모든 상품 수입 금지 △북한 국적을 가진 자의 원칙적인 입국 금지 등을 담은 대북 추가 제재조치를 13일 각의에서 정식 결정해 발동할 경우 북한 상품의 일본 수출이 사실상 막히게 된다.

모든 북한 상품의 수입 금지를 결정한 제재조치에 따라 북한에서 제3국을 경유해 들어오는 우회 수입품에 대해서도 감시체제가 강화되는 데다 제재조치 발동 후 제3국으로부터 수입이 급증하는 품목에 대해서는 당국에 보고토록 했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이 수입업자에게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 할 것을 촉구하고 허위 표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북한 제품의 일본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송이와 바지락, 성게, 대게 등 농수산물과 무연탄 등의 전면적인 무역금지는 사실상 북한의 외화획득 창구가 막혔다는 뜻이어서 북한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북한 상품 수입은 농수산물이 전체 144억엔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성게가 13억엔, 대게 10억엔, 바지락 7억엔, 송이 17억엔이다. 또 무연탄이 19억엔, 양복 등 의류가 13억엔이다.

비록 북한의 대일본 수출이 지난 2003년 202억엔에서 지난해에는 144억엔으로 줄었고 지난 7∼8월 무역액이 전년에 비해 30% 이상 주는 등 북한 경제가 일본의 대북제재 영향을 받고는 있었지만 전면적인 무역금지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 기업 북한과 거래 중단 예상

일본 정부의 이번 제재조치에는 대북 수출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북한 선박의 전면 입항금지로 중고 자동차와 중고 자전거 등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대북 수출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자동차는 지난 10일 북한으로의 자동차수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 7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승용차 ‘아반’의 대북 수출을 중단했다. 또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에서는 해운회사들이 북한선박에서 하역작업 중단을 결정했다. 일본 안에서 유일하게 북한 도시와 우호제휴 관계를 체결한 도시인 사카이미나토는 관계 자체를 파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신일본제철은 지난 7월부터 북한에서의 무연탄 수입을 전면 중단해 왔다.

미타라이 후지오 니혼게이단렌 회장은 10일 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유엔과 일본이 단호히 대처하는 것은 당연하며 민간기업은 유엔 등의 방침에 따라 태도를 정해야 한다”며 재계가 무역거래 축소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러시아 무역 ‘생명줄’

일본 및 유엔의 경제제재 조치에도 북한 경제가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홍콩의 영자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1일 북한 경제가 이미 미국의 금융제재에 따른 고립으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을 정도로 악화된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충격이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북한에 대해 식량 및 연료 원조량의 70%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러시아도 미온적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과 러시아 국경무역이 북한 경제의 생명선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북·중 교역물자의 80%가량이 통과하는 단둥해관(세관)은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61돌을 맞아 문을 닫은 뒤 업무를 재개한 11일 수십대의 트럭이 통관을 기다리는 등 평상시보다 더 분주한 모습이었다.

/anpye@fnnews.com 안병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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