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초긴축, 위기속 기회, 준비경영…’.
북한 핵실험 후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주요 그룹의 경영화두가 변하고 있다.
그동안 ‘1등, 초일류, 확장경영’ 등을 주요 화두로 삼았던 그룹들이 북한 핵사태 후 경기가 시계제로에 놓이면서 리스크 관리와 긴축, 준비경영 등을 핵심화두로 삼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북한 핵실험 후 ‘선견(先見), 선수(先手), 선제(先制)’로 요약되는 준비경영을 더욱 강화하면서 위기일수록 철저한 준비를 통한 도약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평소 ‘위기가 닥칠 때 미래를 준비하라’는 준비경영을 강조해왔으며 최근에는 해외출장 중에 ‘창조경영, 스피드경영, 복합경영’ 등을 새로운 화두로 던졌다.
특히 이회장은 창조경영과 복합경영은 철저한 준비를 하는 기업에게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역설, 준비경영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은 북한 핵실험 후 그동안 전개한 비상경영 강도를 한단계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북한 핵실험 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터진 뒤 기존의 초긴축경영을 더욱 강화하면서 비상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있다.
특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내년에 자동차와 철강의 유기적 결합을 통한 세계적인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상경영 수위를 한층 더 높여 위기돌파에 나설 계획이다.
LG그룹은 ‘고객가치 경영’을 통한 위기 관리를 화두로 던졌다. LG는 북한 핵사태 후 ‘소비자를 위해 투자하는 돈은 줄이지 말고, 오히려 소비자를 끌어당길 투자를 하라’는 화두를 마련했다.
위기상황에도 불구, 소비자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고객중심 경영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구본무 회장은 고객가치 경영을 핵심화두로 삼고 향후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SK그룹의 경영화두는 위기상황에서 해외시장 개척 강도를 높이는 ‘글로벌리티’에 두고 있다.
SK그룹은 중국에 ‘제2의 SK 건설’ 의지를 밝힌 후 미국, 인도, 중남미, 중동 등에서 글로벌 경영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핵실험이 터지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내수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글로벌리티 실현’ 강도를 더욱 높이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GS그룹은 북 핵사태 후 ‘돌다리도 두드린다’ 철저한 리스크경영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GS는 경기가 더욱 불투명해지면서 신규투자에 보수적 스타일을 견지하고 인수합병(M&A)도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안전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허창수 회장의 안전하고 치밀한 경영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되면서 리스크경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세계경제 둔화, 환율·유가불안, 글로벌 유동성축소 등에 ‘북한 리스크’까지 겹치자 내수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최근 창립 54주년 기념사에서 “둥지를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나서는 철새가 되어야 한다”며 해외시장 개척을 주문해 위기돌파를 위한 글로벌 경영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밖에 중견그룹인 대성그룹은 ‘위기속 기회’를 경영화두로 삼고 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북한 사태 등 경제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할 경우 오히려 기업볼륨울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위기속 기회’ 경영을 중시하고 있다.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