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경남 하동 관광도시 탈바꿈] 12년간 4조 투입 테마파크등 조성

이종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3 08:50

수정 2014.11.05 11:12

“천혜의 환경이에요. 이런 환경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세계적인 건설사업관리(CM) 전문기업인 파슨스(미국) 밥 스미스 부사장이 경상남도 하동군을 두고 극찬하며 남긴 말이다. 그는 지난 1월 하동군 하동공원으로 정부 및 지역 관계자, 건설사 담당자 등 유력 인사 30여명을 초청해 하동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직접 설명하면서 “파슨스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며 “섬진강을 낀 하동의 뛰어난 자연조건이 성공의 가장 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하동이 기업도시 선정에서 제외됐지만 이를 다시 추진하기로 하는 등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것.

하동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개발 사업은 향후 12년간 약 4조원의 투자자금을 들여 고궁영상단지, 호텔, 마을형태의 숙박시설, 테마파크 등의 관광레저 및 자급 도시를 구축할 예정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하동기업도시개발 컨소시엄은 하동군 공동 주관으로 오는 11월 문화관광부에 기업도시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승인을 받게 되면 파슨스는 이 사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아 본격적인 개발 사업에 들어간다.


■하동 기업도시 추진, 골드만·KBI 등 참여

사업 준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9월 홋카이도 스키리조트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세계적 리조트 개발 기업인 손앤블릭 골드만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역시 다국적 부동산 개발 기업인 KBCG와 함께 미국 파슨스의 소개로 지난 2월 이 프로젝트에 관여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달 해외투자자·운영사 유치를 위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로저 그리핀 골드만 아태지역 대표는 “기업도시에 들어갈 예정인 영상 테마파크와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들은 국내를 비롯한 해외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보일 것”이라며 “하동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곳인데다 교통의 편리함 등으로 해외투자가들과 운영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9월 말 하동기업도시개발 컨소시엄은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과 하동 기업도시 핵심 사업인 고궁영상 테마파크를 조성키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방송 영상 산업을 중장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실무를 맡은 공기업이 사업에 적극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하동기업도시 사업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로써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준비한 동서화합개발과 영상테마파크를 담당할 KBI, 개발사업의 전반적인 기술컨설팅을 맡은 호와스(Horwhath) 충정·디파트너스, 한국종합기술(KECC), GDS 그리고 투자 및 운영 자문 역을 담당하는 손앤블릭 골드만, KBCG, 파슨스가 하나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동군 기업도시 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고궁영상 테마파크 사업 속도 빨라

하동 기업도시 프로젝트 중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인 고궁영상 테마파크 계획은 오는 2009년 말 완공을 목표로 총 59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업도시 내에 고궁영상 촬영단지, 전통 한옥마을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KBI 유영준 팀장은 “그동안 KBI도 고궁 영상 단지의 필요성을 크게 느껴 오다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하동기업도시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이라며 “방송제작사 네트워크, 인력, 해외 마케팅 등 고궁 영상 단지가 필요한 일체의 소프트웨어 및 운영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궁영상 테마파크는 문화재 보호를 이유로 고궁촬영을 금지하는 상황에서 역사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위한 고궁 촬영지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동안 수많은 지자체에서 지역 홍보와 부대효과를 노려 드라마 촬영을 유치, 고궁 세트를 지어 공급해 왔으나 드라마 인기가 사라지고 나면 촬영장이 폐허로 변하는 등 비용 대비 효과를 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고궁을 실제와 다름없도록 견고하게 지어 역사 드라마 촬영지로 계속 쓰는 것은 물론 전통문화 체험과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영상단지로 개발해 드라마 촬영지 및 관광 효과의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게 건설 취지다.

컨소시엄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동서화합개발 송승열 이사는 “총 투자비용 중 1000억원은 협력기업인 에스오텍의 출자 및 분양금, 해외투자 전문회사의 직접투자로 마련하며 나머지는 사업시행법인(SPC)을 설립해 국내외 금융기관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파슨스 등 세계적인 기업을 통해 사업타당성이 충분히 입증된 만큼 어렵지 않게 자금 마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하동 기업도시 선정 준비 착착

컨소시엄은 무엇보다 정부로부터 기업도시 승인을 받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고 오는 11월까지 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 신청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동군이 기업도시 지정에서 탈락된 주된 이유가 환경 평가였으나 올해엔 이를 철저히 대비해 사업 구성 요소를 변경하고 사업 타당성 및 경제성 등을 다시 설계했다. 특히 KBCG, 파슨스 등이 사업 타당성 및 여타의 평가에서 투자 적격으로 판단하고 국내외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서고 있어 곧 가시적인 성과도 기대되고 있다.

기업도시 선정을 위한 외부적 여건도 나아지고 있다. 먼저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설립기준이 완화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이달 중으로 기업도시개발특별법 개정을 통해 현재 설립요건인 자기자본 및 투자자금 도시조성 비율 20%를 10%로 낮추고 재무건전성 요건도 완화해 보다 자유롭게 SPC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남해안발전지원특별법, 동서화합특구법, 2012여수세계박람회 등이 적극 추진되면서 하동군 개발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올해엔 기업도시 선정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하동기업도시개발 컨소시엄 조용배 회장은 “현재 하동 기업도시 프로젝트에 관심있는 국내외 여러 기업과 SPC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사업성, 환경평가 등 모든 부문에서 준비가 완료됐기 때문에 올해엔 무난히 사업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