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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특사 임명…北방문 용의” 반기문 장관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6 08:50

수정 2014.11.05 11:09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14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유엔총회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제8대 유엔 사무총장에 공식 선출됐다.

반 임명자는 수락연설을 통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유엔 헌장과 회원국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가장 취약한 국가들의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세계 안보와 지역 안정에 대한 위협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 임명자는 수락연설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초 정식으로 사무총장에 취임하면 한반도 전담 특사를 임명해 상시 유지하면서 큰 관심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면서 “김정일 위원장이 초청을 한다면 북한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의 참여확대에 대해서는 “한국은 한반도의 특수상황을 감안, 8개 분야 중 5개 분야만 참여하고 있는데 나머지 3개 분야에 대해서는 미국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설명을 했고 미국도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반 임명자는 곧바로 인수인계팀을 구성하며 내년 1월1일 5년간의 공식임기를 시작한다.

청와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반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선출은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 주는 매우 뜻 깊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 “전쟁과 가난을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해낸 우리 국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높아진 국가 위상

반장관의 사무총장 임명은 한국 외교사에 가장 빛날 업적 중 하나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외교경쟁력이 크게 향상돼 국가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유엔 사무총장은 자신의 임기 중 유엔이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주요 의제들을 설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반장관이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동북아시아 및 한반도 문제 등이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한희 수석연구원은 “유엔이 밀레니엄 목표로 에이즈 퇴치 등을 주요 의제로 설정한 것은 아프리카 출신 코피 아난 총장의 영향이 컸다”면서 “유엔 사무총장의 의제설정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과 같은 산하기구들의 사업방향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유엔 한반도 특사 상설 유지

이 때문에 북한 핵실험 문제에 대한 유엔의 역할은 커질 전망이다. 반 임명자는 이날 유엔 내에 북핵 문제를 전담할 한반도 특사를 상설 유지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반 임명자는 지난 16년간 북한 핵문제를 직간접으로 다뤄온 전문가란 점도 북핵 문제의 유엔역할론을 기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지지와 신속한 업무인수인계 등으로 반기문 사무총장의 지도력이 예전 사무총장들보다 한층 높아진 것도 반 임명자에게 힘을 실어준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사무총장이 직접적으로 출신국가를 위해 움직일 수는 없지만 안보리 등의 논의 과정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발휘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유엔개혁 난제

하지만 반장관 앞에는 유엔개혁이란 난제가 놓여 있다.
비대해진 유엔 관료조직의 비효율성과 부정부패 등 반장관이 취임 후 손 댈 곳은 부지기수다. 세계 언론들도 차기 사무총장은 조직의 비효율성과 부정부패, 관리통제의 어려움 등에 시달릴 것이라고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192개 회원국들의 목소리와 미국과 중국 등 날선 대립이 잦은 강대국들을 조화시키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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