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KBS 정사장 연임 암초…잇단 방송사고 책임론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6 14:27

수정 2014.11.05 11:08



KBS에서 지난 14일 발생한 잇단 방송사고로 인해 정연주 전 사장의 연임에 급제동이 걸렸다. KBS 2TV는 지난 14일 밤 11시8분경 방송 송출장비 이상이 발생, 무려 20여분간이나 ‘먹통 방송’이 이어져 전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는 전대미문의 초대형 방송사고를 냈다. 또 이날 오후 10시쯤에는 KBS 별관에서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멤버인 유노윤호(20)가 방송 녹화 도중 대기실로 이동중에 허술한 출입 통제망을 뚫고 들어온 한 여성이 전달한 유해물질이 든 음료수를 마시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테러를 당했다.

이 같은 방송사고는 후임사장 선임을 위한 후보자 추천을 불과 며칠 앞두고 벌어진 것이어서, 결국 이번 사고가 후임사장 선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임을 노리고 있는 정연주 전 사장은 가장 복잡한 심경에 빠지게 됐다. 그는 연임을 노리기 위해 최근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후임사장 후보에 등록한 상태.

일단 노조 등은 이번 사고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정연주 전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사실상 무시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노조는 16일 성명서 등을 통해 “유사 사고가 났을때 정연주 전 사장 등이 미리 제대로 대책을 세웠어야 했지만, 사실상 방치해오다가 이번과 같은 엄청난 방송사고를 초래했다”며 “경영진이 하위직급에 대한 문책을 거론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또한 “지난해 초에도 2TV 주조정실의 송출장비인 ‘디먹스’가 고장을 내 방송사고가 났고, 올 봄에도 유사한 방송사고가 나는 등 디지털 장비 전환 이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이어져 왔지만 그동안 경영진 차원의 대책이 세워지지 못했다”며 책임을 정영주 전 사장 쪽으로 돌렸다.

이외에도 경쟁 방송업계에선 전쟁·재난중에도 안정된 방송이 유지돼야할 국가기간방송망인 KBS가 이번 사고로 인해 ‘동네방송’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어, 정영주 전 사장 책임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사진설명=KBS 통제시스템을 뚫고 출연진에게 테러를 가한 고모씨(20·여)가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서 조사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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