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외국상표 국내 출원 급증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6 17:15

수정 2014.11.05 11:07


지난 2003년 상표의 국제출원등록에 관한 협약인 ‘마드리드 의정서’가 시행된 이후 외국상표의 국내출원이 크게 늘고 있다. 마드리드의정서에 따른 국제상표제도는 하나의 서류로 여러 국가에 동시에 상표를 출원할 수 있는 다국가 1출원 제도로 국제출원단계에서 개별국마다 대리인을 선임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16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03년 4월 마드리드 국제상표제도가 시행된 이후 올 9월까지 3년여 동안 국내에 출원된 외국상표 출원건수는 1만8535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시행 첫 해인 지난 2003년 1558건이던 것이 2004년 4885건, 2005년 7070건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도 9월 현재 6933건이 등록돼 전년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 출원건수는 독일이 3385건(18.3%)으로 가장 많았으며미국 2212건(11.9%), 프랑스 1988건(10.7%), 이탈리아 1786건(9.6%), 스위스 1742건(9.4%) 등의 순이다.

기업별로는 독일의 도이치 텔레콤이 67건으로 가장 많은 출원건수를 기록했고 이어 네덜란드의 필립스 전자(63건)·유니레버(39건), 일본의 재팬 토바코(42건) 등으로 유럽지역 출원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분야별로는 △과학·전기·전자통신기기류가 4286건(11.4%) △의류 2364건(6.3%) △약제 및 의료보조기구 2111건(5.6%) △화장품류 2042건(5.4%) △과학기술·법률서비스업 1763건(4.7%)등으로 나타났다.

외국기업들의 국내 국제상표 출원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한 번의 출원으로 여러 국가에 동시 출원이 가능한 마드리드 국제상표제도의 편의성 때문이라는 게 특허청의 설명이다.

특허청 국제상표심사팀 이형표사무관은 “상표의 해외출원절차를 간소화한 마드리드 국제상표제도의 시행으로 국내의 외국상표출원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비용이 저렴하고 정해진 기한 안에 권리취득 여부를 알 수 있는 점도 국제출원이 증가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정보통신기기 및 소프트웨어 등 최근 국내 정보기술(IT)산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외국기업들이 한국 소비시장에서 상표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0년 이후 독일을 비롯한 유럽지역의 꾸준한 경제성장에 따른 내수회복과 수출증가 등도 유럽지역의 상표출원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외국기업들의 국내 상표출원이 크게 늘면서 국내기업들도 서둘러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바탕으로한 신규제품의 출시 등 외국을 겨냥한 수출상품의 개발 및 투자 다양화 전략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최근 세계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해외시장에서 국내상품의 불법 모조품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짝퉁 상품의 디자인·로고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기업들이 자구책으로 해외 현지상표를 선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kwj5797@fnnews.com 김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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