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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캘퍼스의 ‘25억달러 對韓 직접 투자’



세계 최대 연금펀드인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캘퍼스)이 국내 기업에 최대 25억달러의 직접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의 제재안이 나오는 등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세계적인 장기투자 펀드가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시장의 장기적인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캘퍼스의 투자 행태는 외국 투기자본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몇몇 사례에서 확인됐듯이 투기자본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진출하지만 캘퍼스는 장기 투자를 기본전략으로 삼고 있다. 게다가 캘퍼스는 투자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주도하는 등 직접 기업경영에 간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4년 월트디즈니의 최고경영자 마이클 아이스너를 회장 자리에서 몰아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방한 중인 매튜 퐁 캘퍼스 자문위원은 한국이 빠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창조력이 요구되는 지식집약적인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어 매력적인 투자 대상국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북핵 위기로 정세가 불안하기는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아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라는 게 그의 평가다. 지난 주말 한국을 찾은 태평양 연안의 미국 6개주 대표단 200여명이 북핵사태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사업 파트너십은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캘퍼스의 진출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캘퍼스는 세계의 기관투자가들에게 장기투자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캘퍼스의 총자산규모(2080억달러)를 감안하면 추진 중인 투자 규모가 아주 작지만 한국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국인 투자가들의 시각은 달라질 수 있다. 캘퍼스의 진출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지만 매튜 퐁 자문위원이 지적했듯이 외국 자본에 대한 근거 없는 반감은 없어야 한다.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국자본 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