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30평대→20평대…내집마련 ‘하향지원’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7 09:04

수정 2014.11.05 11:06

주택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전세난으로 홍역을 치른 주택시장이 경기 파주 운정지구, 서울 은평뉴타운 등의 고분양가 사태를 거치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 ‘지금 아니면 집 장만하기 어렵다’는 심리가 급속하게 확산, 눈높이를 낮춰 중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도 매수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하반기에는 집값이 안정될 것이란 정부의 장담을 믿고 기다리던 서민들이 집값이 오히려 오르자 매수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16일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에 따르면 전세난에다 경기 성남시 판교 분양 이후 시작된 고분양가 행진 등 시장 불안요인이 가중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집값을 내리겠다’는 정부 정책만 믿고 있다가는 낭패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팽배하면서 눈높이까지 낮춰 중소형 아파트값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경기지역 중소형 아파트값은 초강세다. 경기 군포시 산본동 삼보공인 관계자는 “산본동 삼성아파트의 경우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다. 20평형이 추석 전에 2억6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한동안 조용하다가 최근 3억2000만∼3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촌시 비산동 J공인 관계자는 “판교와 파주 운정 신도시, 은평뉴타운 분양가를 그렇게 책정해 놓고 주변 집값이 안 오른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 여기에다 정부 정책 불신에 북핵 사태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 ‘지금 아니면 때를 놓칠 것 같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형 아파트가 많이 몰려 있는 서울 강북지역도 오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노원구 중계동 그린중개업소 관계자는 “불안한 심리 탓인지 매입 문의가 크게 늘었다.
중계그린 22평형은 어느 정도 매물이 있지만 최근 오르는 분위기 때문에 추석 전에 1억750만원 정도였던 가격이 지금은 1억1000만∼1억1500만원 선”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 전농동 우성아파트 인근의 동아부동산 관계자는 “전농우성 18평형 3층이 1억1500만원, 8층이 1억2500만원에 나왔는데 현재 입질이 많다”면서 “30평형대가 2억4000만∼2억5000만원으로 추석 전보다 1000만원 이상 상승했고 조만간 소형 평형도 뒤따라 오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쌍춘년을 맞아 신혼부부가 전세난으로 대거 매수 대열에 참여하고 분양가 상승으로 심리적인 압박감이 더해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부 스스로 고분양가를 행동으로 옮기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 ‘집값이 떨어지긴 틀렸다’는 생각을 심어준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