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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19일 방한… 노대통령 ‘대북 묘수풀이’ 주목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7 16:58

수정 2014.11.05 11:05

핵실험 이후 더 강경해진 국내외 여론과 동맹국인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묘수풀이가 19일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은 한국·미국·일본 외무장관 회담 등을 위해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이날 접견할 예정이어서 정부의 대북결의안 이행과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문제 대처 등이 이떤 식으로든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17일 노 대통령과 라이스장관 회동 의제와 관련,“그때 가봐야 알지만 이런 저런 것이 논의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이행 등 북한 핵실험 대응 문제 등 폭넓은 대화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국내 기자들과 만나 “라이스 장관은 방한해서 PSI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라이스 장관은 한국과 중국 일본,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이날 (한국시간) 대북압박과 관련한 강경입장을 내놓았다.그는 “각국은 우리의 공통 안보의 혜택 뿐 아니라 부담도 공유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아 중국 뿐 아니라 한국도 대북 제재에 나서줄 것을 강경한 어조로 촉구했다.


그는 또 한국정부가 대북제재안과 무관하다고 비공식으로 밝혀온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관광에 대해서도 “한국이 북한과의 활동 전반에 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볼 것”이라고 경고하고 “많은 부분이 북한이 하는 일과 관계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와 함께 PSI를 통한 국제사회의 연대로 북한압박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도 재천명했다.

그는 19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대북제재 입장을 전달하고,노 대통령을 만나서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중단,PSI 참여 등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정리를 못하고 있는 한국정부도 어떤식으로든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서는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지속하는 쪽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두 사업의 지속 여부와 관련, “정부 입장은 지금 결정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직 달라진다 아니다 그렇게 얘기할 수 없다”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정부의 이같은 인식의 바탕에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이 순수 민간사업인데다 국내여론도 중단을 원치않고 있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또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사업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현금이 연 2000만달러에도 못미칠 정도로 크지 않고 또 이 돈이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전용된다는 것도 증명된 바가 없는 반면, 두 사업의 중단이 남한 사회에 가져올 파장은 엄청나다는 논리도 고려중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라이스 장관은 방한에서 남북경협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PSI 참여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보다 핵확산을 더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어느 정도 참여폭 확대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적절하고 필요한 수준에서 우리의 참가폭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부가 개성공단·금강산관광사업과 PSI참여확대란 두가지 카드를 적절히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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