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36세 소렌스탐 ‘이대로 주저앉나’

김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7 17:40

수정 2014.11.05 11:04


지난주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자신의 36번째 생일 케이크를 받아들었다. 미국 LPGA 투어에서 뛴 지도 벌써 12년째다.

만 36세가 된 소렌스탐은 생일 파티를 즐길 여유도 없이 며칠 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역전패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으리라.

‘골프 여제’도 결국 이렇게 사라져 가는 걸까. 통산 69승을 기록중인 소렌스탐은 지난 5년간 여자 골프계의 ‘절대 지존’으로 군림해 왔다.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5년 연속 수상했고 2002년(11승)과 지난해(10승)에는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나선 경기에서는 거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의 양상은 다르다. 18개 대회에 출전해 3승을 건졌을 뿐이다. 상금 랭킹은 3위로 추락했다. ‘3승을 건졌으면 잘 한 것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그만의 기준’으로 본다면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확이다.

무엇보다 이번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오초아에게 역전패 당한 게 뼈 아팠다. ‘역전 불허’의 명성에 먹칠을 한 것. 시기적으로도 한 살을 더 먹는 시점이라 좋지 않았다.

문제는 체력보다는 스윙과 심리에 있는 것 같다. 지난 8월 소렌스탐은 코치인 헨리 리스에게 “지난 몇년 동안 스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는데 올해는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립, 셋업 등 모든 것을 좀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예전에는 볼 앞에 다가가 자신 있게 샷을 했지만 올해는 정반대다”며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렇다고 소렌스탐이 급격히 몰락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소렌스탐은 목표 의식이 뚜렷하다. 그동안 이룰 것은 다 이룬 소렌스탐에게 이제 남은 건 LPGA 최다승 경신.

현재 케이시 위트워스(88승)와 미키 라이트(82승)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는 소렌스탐은 지난 8월 “88승은 참 어려운 일지만 90승을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내 자신의 게임에 집중하고 좀더 나아지려고 항상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소렌스탐은 이제 36세가 됐지만 그동안 어떤 선수들보다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왔다.


그런 관점에서 점점 고갈되는 체력의 한계만 어느 정도 극복한다면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여제’ 자리를 내줄 것 같지는 않다.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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