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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얼마예요?] 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소장가치 큰 수백만원대 작품 수두룩



"김기사, 그림 쇼핑할 곳 좀 알아봐. 어서∼."

국내 대표적인 미술장터 마니프서울국제아트페어가 오는 2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소액 투자로 비교적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작품을 모아 전시 판매한다.

그림 애호가뿐만 아니라 감동받은 작품을 보고 지갑을 열 수 있는 중산층을 겨냥했다. 아트페어 제목은 '김과장, 그림 쇼핑 가요'다.

마니프조직운영위원회는 "이번 행사는 아직 전시장을 찾지 못한 '이름 없는 김과장'을 다시 초대한다"며 "이제 중산층도 편하게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하는 '일상의 그림'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니프는 다른 아트페어와 달리 그림값을 내놓고 판매하는 아트페어로 유명하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얼마인지 뒤로 알아볼 필요도 없이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95년 미술품 가격 정찰제를 표방하며 처음 등장한 이후 매년 개최, 벌써 12회째를 맞았다. 그동안 마니프에 초대된 작가만도 1200여명에 달하고 다녀간 관람객만도 15만명이 넘으며 작품 판매 수도 1800여점에 이른다.

■청년∼원로작가 144명 2000점 판매

마니프의 특징은 젊고 유망한 작가부터 중진 원로작가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144명의 작가가 참여, 구상과 비구상, 사진, 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2000여점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가격은 50만원부터 수천만원대까지로 모든 출품작은 정찰제다. 백화점 편집매장처럼 진열된 부스에 들어가 작품과 작품 가격을 살펴보며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고를 수 있다. 또 1층 복도에서는 100만원 미만 소품전도 함께 열려 그림을 사는 재미를 더한다. 이곳은 백화점 매장 앞에 마련된 세일 가판대처럼 지나가던 고객들도 멈추는 곳으로 구매 경쟁력이 치열하다. 그림도 쇼핑하는 시대인 것이다.

마니프는 지난해 1만7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총 275점의 작품을 판매, 3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그림값이 비싸다고 인식되어 있는 것에 비하면 매출액은 많지 않다.

하지만 마니프측은 "수천만원대보다는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하는 작품이 대부부인 아트페어 성격상 이 매출액은 만만치 않은 금액"이라며 "초창기 90년대 후반 100점도 안 팔리는 때도 있었지만 2000년이 지나면서 매년 200여점 이상 판매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비싼 그림은 한국화가 민경갑 화백의 최신작 50호 작품(3000만원)과 서양화가 황용엽 화백의 120호 작품(5000만원)이다.

마니프가 조사한 연령대별 평균가격(10호기준)을 살펴보면 60대 이상은 300만원 이상, 50대는 200만∼250만원, 30대 이전은 50만∼80만원선, 30대가 100만원선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크기일 경우 추상작품보다 구상작품이 비싼 편이고 구상작품은 호당 가격이 크기에 따라 정비례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니프가 추천하는 젊은 작가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화가 안진의(10호-150만원), 서양화가 우혜원(10호-50만원), 조각가 전범주(소품 40만원), 한국화가 황신영(10호-150만원), 한국화가 하정민(10호-200만원), 한국화가 이범헌(10호-120만원), 조각가 김성복(소품 200만원) 등이다.

역대 초대작가 중 가장 많이 작품을 판매한 작가는 고영일씨로 6회 출품해 71점을 팔아 최고 인기 있는 작가로 뽑혔다. 다음으로 김재학(5회째·65점), 하정민(6회째 54점), 차대영(7회째·48점) 순이다.

■초보 컬렉터 위한 현장 세미나도

그림을 사고픈데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는 고객들을 위해 27일 오후 3시 '초보 컬렉터를 위한 현장 세미나'를 개최한다. △그림을 보다 효과적으로 구입하는 요령 △어떤 성향의 작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가 △작품 관리요령 등을 설명해준다. 또 작가와의 대화시간인 작가포럼이 매일 오후 2∼3시에 열린다.
작품에 대한 궁금증과 작가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 또 매일 관람객 2명을 추첨, 유명 작가의 10호 크기 판화를 1점씩 증정한다. '과장 명함'을 내밀면 가족까지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 어른 5000원, 학생 3000원. (02)514-9292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