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국산차-수입차, 신차출시 이어 마케팅 경쟁

노종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8 15:27

수정 2014.11.05 11:02


“몇대나 판다고…”(지난해), “경쟁 차량은 뭔가”(최근)

수입차의 신차발표회에 대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달라진 반응이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입차 신차발표에 애써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올해는 높은 관심도를 나타내고 있다.

관심이 높아진 것은 수입차 업체도 마찬가지다. 수입차 업체들은 최근 현대차의 베라크루즈 신차발표회에 직원들을 보내 차량을 면밀히 분석하기도 했다.

국산차와 수입차에 대한 경계가 무너지면서 상호 업체간에 경쟁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경계선 넘어선 신차 출시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벽은 최근 신차로 완전히 허물어졌다.
국산차 업체들은 수입차들이 점유하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신차를 출시하고 있으며, 반대로 수입차업체들도 대중차를 앞세워 국산차와 한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수입 프리미엄 차량을 겨냥한 기아차의 오피러스가 대형차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면서 수입차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는 최근 베라크루즈 출시때 아예 BMW X5나 렉서스 RX350를 경쟁대상으로 발표했다. 현대차는 베라크루즈에 대해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되기는 했지만 개발 초기부터 미국의 고급 SUV 수요를 겨냥해서 만든 전략차종”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차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에쿠스급 프리미엄 세단 승용차(프로젝트명 BH)를 개발중이며 2008년에는 최고급 대형 승용차(프로젝트명 VI)를 새로 내놓는 등 수입차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국산차 업체들이 수입차 업체들에게 더이상 시장을 내놓지 않기 위해 프리미엄 승용차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 업체들은 역으로 그동안 국산차들의 영역으로 여겨온 대중차를 내놓으면 국내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푸조의 CUV 307 SW HDI, BMW코리아의 ‘미니쿠퍼 컨버터블’ 등이 개성이 강한 젊은층을 파고 들고 있다. 수입차 업체중 소형차 모델을 가장 많이 보유한 폭스바겐코리아는 올 9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76.8%나 성장했다.

11월말 국내에 상륙하는 혼다의 시빅은 출시 전부터 관심이 쏠리면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배기량 1800㏄의 기본형이 소개될 것으로 보이는데, 가격은 2000만원대 중반으로 예상된다.

■불꽃튀는 마케팅 경쟁

마케팅 역시 상대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기아차의 오피러스에 이어 현대차가 베라크루즈를 출시하면서 수입차와 본격 경쟁을 선언했다. 현대차는 VIP 대상 행사에서 베라크루즈 시승행사를 개최하는 등 수입차들이 주로 진행해 온 VIP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그랜저 광고에서 ‘수입차를 생각한다면 한번쯤 타보고 오라’는 멘트를 사용하면서 수입차와의 정면 대결을 선언하고 나섰다.

수입차 업체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던 품질이나 안전우위를 다시 꺼내들고 있다.


재규어코리아는 독일 최대 자동차 전문지인 아우토 자이퉁지(Auto Zeitung)의 2006년 소비자 품질만족도 조사에서 유럽 및 일본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중 1위를 차지했다고 최근 밝혔다.

최근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프라이드가 미국 JD파워사가 조사해 발표한 2006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소형 레저용차량(RV) 부문과 소형차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초기품질조사에서는 현대차가 도요타를 누르고 37개 브랜드중 3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에서 호평을 받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와 수입차가 각각의 상대영역으로 인식돼온 고급승용차와 대중승용차 시장을 파고 들기위해 전략차종을 내놓고 있다”며 “향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njsub@fnnews.com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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