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일본 중소기업을 배운다] 모노쓰쿠리-‘혁신+장인정신’ 제조업 정부가 육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8 16:42

수정 2014.11.05 11:02


【도쿄=이진우기자】일본 제조업의 전통 혼인 ‘모노쓰쿠리(좋은 물건 만들기)’를 일본 중소기업의 기술고도화 전략으로 육성시켜라.

일본 정부는 올들어 중소기업의 모노쓰쿠리 기술 고도화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연초인 지난 1월30일 일본 중소기업청 주도로 ‘중소기업의 모노쓰쿠리 기반기술의 고도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해 오고 있는 것.

또 지난해 상반기부터 총리가 직접 표창하는 ‘모노쓰쿠리 일본 대상’을 만들어 우수 기업을 선정,시상해 모노쓰쿠리경영 인식 확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신임 아베 총리가 새 내각의 경제정책 화두로 ‘이노베이션(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대변해 준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중소기업청이 작성한 ‘2006 모노쓰쿠리 백서’에 따르면 “일본 경제는 버블경제 붕괴 후 장기간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역사상 최고의 이익을 기록하는 기업들이 나오는 등 경제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자동차, 전기·기계업종 일본기업들이 세계시장에 뚜렷하게 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한 백서는 “특히, 경제 부활의 배경에는 장기 불황 속에서도 원칙경영을 지속하며 사업 합리화와 기술향상을 끊임없이 추구한 모노쓰쿠리 경영 중소기업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정부 “제조업은 국부의 원천”

현재 일본정부는 제조업이 국부의 원천이라고 규정하고, 제조업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고부가가치제품을 제공하면서 신산업을 창출하는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중소기업 모노쓰쿠리 기술 고도화 법률은 이같은 지속성장 실현을 위해 고도의 기술력을 활용하기 위한 산업구조, 경제시스템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자, 일본정부의 강한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결과물인 셈이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의 일본연구센터 김도훈 연구위원은 “일본 제조업의 경쟁우위 원천은 모노쓰쿠리의 기반이 되는 기술을 보유한 가와가미 기업(川上企業:가공 서비스나 부품공급 등을 하는 산업)의 다수가 고품질,고정밀도 제품 생산능력에 있다”고 소개했다.

가와가미산업의 중소기업들은 가와시모 기업(川下企業:최종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인 대기업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고품질 고기능 제품을 개발, 시장 수요에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이점을 갖게 된다. 모노쓰쿠리 관련법은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인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계속 발전,계승시키기 위한 청사진이다.

■모노쓰쿠리는 일본경제의 버팀목

일본정부의 모노쓰쿠리 기술 고도화 전략은 크게 세 분야로 구분된다.

우선, 특정의 모노쓰쿠리 기반기술을 지정해 집중 육성한다. 주로 중소기업들이 담당하고 있는 모노쓰쿠리 기반기술을 고도화를 통해 일본 전체 제조업의 해외 경쟁력 향상, 신사업 창출의 개연성이 높은 기술로 발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둘째는 중요한 모노쓰쿠리 기반기술 고도화 지침 책정. 대기업인 가와시모 기업의 수요나 기술과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인 가와가미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고도화의 방향성을 기술별 비전과 전략을 독자적 지침으로 확립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업자(지정업체)의 연구개발 등 계획이 마련되면 정부는 각종 지원으로 펼친다는 전략이다.

즉, 중소기업이 단독 또는 대기업과 함께 책정한 모노쓰쿠리 기반기술 고도화 계획에 따라 정부는 필요한 연구개발자금 조달, 중소기업신용보험업및 중소기업투자육성주식회사법 특례적용, 중소기업금융공사의 저리 융자 지원, 연구개발 성과의 이용 촉진을 위한 특허료 면제 등을 다양하고 대폭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도쿄대 부설 모노쓰쿠리경영연구센터의 한국인 연구위원인 오재훤 교수는 “모노쓰쿠리 경영이 장기적으로 일본경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화에 한계를 보이거나 경영자의 고령화로 사업및 기술 승계 문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 대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2,3차 협력업체의 기술 고도화를 통한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가 핵심 컨텐츠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중소기업(가와가미 기업)과 대기업(가와시모 기업)의 현장과 현장을 연결, 기술과 시장 수요를 정확하게 연결시키는 매칭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중소기업 네트워크 환경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우수한 기술자의 고령화에 따른 사내 기술계승 문제를 안고 있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중소기업의 장점을 계몽,홍보하고, 근로자들을 고등전문학교와 연계해 고급인재로 양성한다.

그 외에도 축적해온 기술과 기능의 노하우를 정보기술(IT)과 접목시켜 디지털화해 지적자산으로 보호하는데도 적극적이다.


일본연구센터 김도훈 연구위원은 “일본 정부는 중소기업 기술 육성뿐 아니라, 현장에서 야기되는 대·중소기업간 의사소통 애로까지 해소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우리도 기술 개발, 자금 지원 등을 넘어선 대·중소기업간 커뮤니케이션 원활화를 도모하는 새로운 정책과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inule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