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금융권 연봉 논란 유감/한민정기자

한민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9 16:11

수정 2014.11.05 10:36



최근 은행 임직원들의 연봉을 놓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3개 은행장의 평균 연봉이 6억원이 넘는다는 소리에 놀랐던 사람들은 한국은행 운전기사의 연봉이 9100만원이라는 이야기에는 아예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인터넷 게시판마다 자신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시간외 근무를 하며 환경은 또 얼마나 열악한지를 열거하고는 그런데 연봉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항변하면서 국책은행 임직원들의 연봉이 터무니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들에 동조하는 목소리들은 서로 누가 연봉이 낮은가를 내기나 하듯이 열악한 환경과 연봉을 써내려갔다.

여기에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이 직원들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로 예금보험공사에서 징계를 받으면서 은행 임직원들은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인간들로 낙인 찍혀 버렸다.

단순 기능직인 은행의 운전기사가 9100만원을 받는다는 것은 다소 의아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
잘못된 연공주의적 호봉제로 인한 문제점일 것이다. 이에 대한 개선은 물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은행권에 쏟아진 비난에서는 무엇인가 알맹이가 빠졌다. 국책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연봉은 안된다는 무조건적인 비난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국책 은행들은 상위직급이 많고 창구직원이 거의 없는 특수성으로 인해 평균 연봉이 높아졌다고 해명을 했고 우리은행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다른 은행보다 대우가 열악해 격려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지급한 연봉이 옳고 그른지는 단순히 금액의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고 그에 상당하는 실적이나 이익을 냈느냐로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 국책은행으로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으로서 10원의 혈세를 받아서 100원의 실적을 냈다면 이들은 10원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1원을 받더라도 1원의 실적도 못낸다면 그 돈은 지나친 고연봉이다. 세계 금융시장은 무섭게 급변하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제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면 단순히 금액만을 가지고 논란하는 것에서 벗어나 실적을 놓고 발전을 위한 비판을 해야 할 것이다.

/mch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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