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동 금융기관 설립 붐

안병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19 17:35

수정 2014.11.05 07:02


‘중동의 투자회사를 주목하라.’

중동에서는 유가의 급등으로 누적되고 있는 오일머니를 갖고 수십개의 투자회사가 우후죽순격으로 설립돼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의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지가 19일 보도했다.

중동 22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었다. 2004년과 비교 1800억달러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 설립 붐이 크게 일고 있다.

중동지역의 국가나 개인들이 운영하는 이슬람 금융기관은 2001년 23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33개로 급증했다. 이들 금융기관의 총자본도 9억4600만달러에서 22억4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이슬람 금융기관은 주로 오일머니를 쥐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등 정부가 산하기관으로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 이슬람 율법(샤리아)이 이자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일머니가 누적되다보니 이를 운영하기 위해 금융기관 설립이 늘어난 것이다.

비단 금융기관뿐만이 아니라 사모펀드도 등장했다.

쿠웨이트투자은행인 글로벌인베스트먼트하우스는 94∼2005간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48억달러의 자금이 사모펀드를 통해 조달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41%는 지난해 모금된 것이다.

두둑한 돈주머니를 보유한 이들은 해외 각국으로 나가 기업이나 부동산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바레인에 소재한 이슬람 사모펀드 ‘아카피타’는 최근 북아일랜드의 전력회사 ‘비르디안‘을 인수했다. 이 회사의 아티프 압둘말릭 최고경영자(CEO)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 분기에 한번씩 기업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펀드들이 중국의 상하이나 런던의 고급 주택가도 싹쓸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투자회사의 급증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압둘말릭 CEO는 80년대 오일붐 때 설립됐던 수십개의 금융기관 가운데 8∼10개만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융기관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펀드의 운영미숙 등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분석했다.


또 오일머니가 각국의 부동산을 집중 매입하면서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anpye@fnnews.com 안병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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