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를 신한은행에 빼앗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카드 사업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은행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LG카드라는 ‘무기’를 신한은행에 뺏긴 이들 은행은 자체 성장이라는 전략을 세우고 카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카드 사업은 총자산순이익률(ROA)이 은행에 비해 월등히 높은 데다 고객들의 세세한 정보까지 확보할 수 있어 빼길 수 없는 시장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2009년까지 카드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현재 카드본부 직원 숫자의 70%를 추가로 늘리고 예산을 10배로 확대키로 했다. 그동안 운영하지 않던 카드 모집인 제도도 내년 1월1일부터 실시해 거리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시작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의 카드사업 성장 전략 1단계는 유통업체와의 강력한 제휴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의 싱크탱크를 통해 카드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하나은행은 우리나라의 유통시장 규모와 업종별 시장 및 카드 결제 현황 등의 사전 조사를 통해 카드 사업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유통업체는 제휴를 통한 영업 확대나 카드 모집이 다른 업종에 비해 가장 용이하다. 또 특정 카드 할인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쉽게 고객을 이동시킬 수 있다. 하나은행은 ‘커피카드’라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휴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들을 크게 끌어모았다. 타깃도 카드를 가장 많이 쓰는 20대 여성인데다 테이크 아웃 커피를 즐기는 직장인인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제휴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한다. 출시 두달여 만에 2만여명의 신규 회원을 확보해 실제로도 큰 효과를 거뒀다.
신용카드 사업의 경우 일정한 규모가 확보되지 않는 한 여신비용만 늘어나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에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규모 확대에 은행들이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통과 금융서비스의 융합은 미국 등에서도 급격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제는 은행과 유통, 통신까지 연계한 서비스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3월 발간한 연구보고서에서 ‘신용카드 영업확대를 위한 신규고객 확보가 어려울 경우 타 업종과의 업무 제휴 등 외부지향적 성장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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