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대주주 머니게임에 개미만 울상

김재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0 08:33

수정 2014.11.05 02:09



코스닥시장이 또 다시 머니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인수한지 한달도 안돼 지분매각에 나서는가 하면 주가 상승기를 틈타 지분을 판 돈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BW 인수 보름만에 330억원 차익

LG가 3세 구본호씨(33)는 코스닥 기업을 인수한지 한달도 채 안돼 330억원대의 수익을 챙겼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구본호씨는 미디어솔루션 신주인수권부사채 90만주를 카인드 익스프레스 리미티드(KIND EXPRESS LIMITED)에 매각했다. 처분가는 4만5000원으로 총 매각 금액은 405억원이다.

이번 지분매각건은 구본호씨가 이달 4일부터 행사가 가능한 180만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중 50%를 넘긴 것이다.
이에 따라 구씨의 미디어솔루션 보유지분은 지난 13일 225만주 46.12%에서 90만주(18.45%)가 매각돼 27.67%로 감소하게 됐다.

구씨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약 330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구씨는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구정회씨의 손자로 고 구자헌씨의 아들이며 현재 LG그룹의 물류부문을 전담하고 있는 ㈜범한종합물류의 2대주주다.

이번 지분매각과 관련, 미디어솔루션은 지난달 29일 구씨를 상대로 180만주(총 151억200만원) 규모의 BW 발행을 결정했으며 구씨는 이달 4일 BW인수 자금을 납입했다. 행사가격은 주당 8390원으로 권리행사기간은 내년 10월4일부터 2008년 4월3일까지다.

또 미디어솔루션은 지난 13일 최대주주인 임용재 대표의 보유주식 122만3000주(39.73%)중 85만주(27.61%)를 구씨에게 87억7500만원에 매각했다.

■내부정보 이용 차익 의혹도

앞서 코어세스 하정율 대표는 주가 상승세를 틈타 보유지분을 팔고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거액의 평가 차익을 남겼다.

하대표는 지난달 28일(결제일 기준) 보유주식 745만4994주(34.74%) 중 78만6036주(4.22%)를 주당 5099원에 매각해 40억원가량을 현금화했다.

하대표는 이 돈으로 지난 2004년 사들였던 코어세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 333만3333주(인수가 267∼1044원)를 행사했다. 당시 인수대금은 약 26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달 28일 행사한 신주인수권(행사가 775원)에 따른 평가차익만 수백억원대에 달한다.

코어세스는 차세대 광인터넷 기술 상용화 기대감에 지난달 5일 740원이던 주가가 29일 7730원으로 11배나 뛰며 코스닥 대박주로 등극했다. 18거래일 동안 하루만 빼고 17일을 상한가를 기록하는 괴력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5100원.

이번 지분매각으로 하정율 대표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회사 내부정보를 가장 잘 아는 대주주가 주가가 오르니까 보유주식을 팔아 저가에 신주인수권을 확보해 지분을 늘렸다는 것이다. 주가가 오르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적이나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결국엔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기술 상용화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이 2005년 초 이미지센서 재료로 급등한 후 급락한 플래닛82을 연상시킨다"며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한 투자자의 몫인 만큼 경영성과로 보답해야지 대주주들의 지분을 늘리는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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