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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원칩화 작업’,칩산업 죽일수도”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2 16:38

수정 2014.11.04 20:28



휴대폰용 SIC(System Integrated Circuit)칩의 원칩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원칩화가 휴대폰의 생산 비용을 줄이고 통합의 대상이 되는 칩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22일 ‘원칩화의 진전과 휴대폰 산업’이라는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론 원칩이 주로 초저가폰에 적용돼 휴대폰의 개발·생산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사이즈를 줄이는 등 휴대폰 세트 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앞으로 통신과 관련된 부분을 넘어 멀티미디어콘텐츠 처리 등의 첨단 기능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칩들로 확대될 경우 세트 산업에 위협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원칩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의 로드맵이 현재 애플리케이션 부분과 통신 칩 부분으로 나뉘어져 진행 중인 원칩화가 2007년 정도부터는 서로 통합돼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멀지 않은 시기에 라디오, MP3 코덱, 카메라 이미지 프로세싱 등 애플리케이션을 담당하는 칩과 통신 칩 등 휴대폰에 채용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칩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휴대폰 용 칩의 원칩화 작업은 TI, 인페니온, 퀄컴 등 글로벌 메이저 베이스밴드 칩(신호 처리부)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박재범 연구원은 “노키아, 모토로라 등과 같이 칩 부문에 대한 독자적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 효과를 바탕으로 메이저 칩 기업과의 협상력을 갖춘 극소수의 기업만이 살아 남아 시장을 독점하게 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며 “집적·고성능 칩의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높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메이저 기업 위주로 칩 산업의 구조가 재편된다면 칩 기업의 헤게모니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 들어 플랫폼 시스템과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반으로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갖춘 노키아, 모토로라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국내 휴대폰 기업들은 이러한 원칩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원칩의 활용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제품 구조와 설계가 단순화된다면 저가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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