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은 3년 연속적자 예상에도 임직원 돈잔치” 국감서 질타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3 14:49

수정 2014.11.04 20:20

○…23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한은의 일부 지방본부 폐쇄방침이 쟁점이 됐다. 이 총재는 이날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이 포항본부 폐쇄방침의 진위 여부를 묻자 “경영혁신 방안 마련 과정에서 지방 일부 점포의 폐쇄문제가 거론됐지만 최종방침을 정한 것은 아니다”면서 “연말까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 최 의원은 이에 대해 “한은의 지방조직은 지역경제 분석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지점을 줄이는 것은 지역차별”이라면서 “방면경영이 문제라면 차라리 본점의 직원을 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승호 포항시장은 이날 “포항본부 폐쇄는 포항경제를 말살하려는 처사”라며 한은 본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고액권 발행 문제에 관해 한국은행은 국정감사 답변 자료를 통해 여전히 강한 집착을 보였다. 23일 한은은 “고액권 발행은 정부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전제하면서 “국민의 화폐사용 편의 제고, 은행권의 제조·유통비용 절감등을 위해 가급적 빠른 시일내 고액권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자체 판단”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또 “1만원권이 도입된 1973년 이후 2004년까지 경제 규모가 140배, 소비자물가는 12배 상승하는 등 경제환경이 크게 변화한 상황에서 현재의 은행권 권종체계가 매우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이어서 고액권 발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으로 송금된 외화자금의 규모를 한국은행이 파악하고 있는 지를 놓고 한나라당 의원과 한은 간에 설전이 오갔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우리은행 개성지점을 통한 외환반출은 한은에 신고해야 하는 사항으로 알고 있는데 신고가 누락된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매달 60만∼100만 달러의 현금이 북한으로 나가는 것이 체크되지 않는다는 것은 외환관리시스템에 허점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영균 한은 부총재보는 “한은 외환전산망은 외국환거래만 보고받고 현금이 나가는 것은 외환거래법상 세관에 통보되는 사항”이라며 “현행법상 현금이 국경을 넘어가는 것을 한은이 파악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한은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은 한은의 적자 문제 및 방만한 경영 문제를 집중 질타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한은 직원의 1인당 영업이익은 2000년 대비 2005년에 17억4000만원(184%)이나 급감한 반면, 1인당 인건비는 매년 대폭 상승해 같은 기간 2705만원(57.75%)이 증가했다”면서 “3년 연속적자가 예상됨에도 임직원들이 ‘돈잔치’에 여념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한은의 현재 적자가 자산운용의 손실이 아니라 환율변동 및 외생적 요인에 따른 평가손이라 해도 중앙은행이 3년째 계속 적자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성태 총재는 감사원의 방만경영 지적 등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인의 금융부채가 순처분가능소득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채상환 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국회 재경위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개인의 금융부채는 602조2000억원으로 순처분가능소득 442조4000억원의 1.36배를 기록했다. 개인 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의 배율은 2002년말 1.18배에서 2003년말 1.19배, 2004년말 1.27배 등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인 금융부채의 비율은 2002년말 67%에서 지난해말에는 74.7%로 상승했다.

/김용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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