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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시장 들쑤신 신도시 발표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3 17:28

수정 2014.11.04 20:19

“제가 남양주에 분양을 받았는데요. 신도시될 가능성 있잖아요? 어때요?”

23일 오후 이달 내에 분당급 신도시 두 곳을 발표한다는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발표가 나오자 오랜만에 후배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신도시로 선정되면 집값이 엄청 오를텐데 어딘지 궁금하다며 혹시 아느냐고 문의를 해온 것.

이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도 난리가 났다. 서울에서 50km정도 떨어진 곳, 제2외곽순환도로 인접 지역, 그린벨트 및 상수원 보호구역과 떨어진 곳 등 신도시 후보 예상 지역을 놓고 곳곳에서 토론이 벌어졌다. 파주, 양주, 동탄, 김포, 광주, 화성, 이천, 남양주, 시흥, 오산 등 각 지역 커뮤니티에선 모두 자기 지역이 해당 신도시로 유력하다면서 경쟁적으로 글을 올리는 등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많은 이들이 신도시라는 대형 호재로 이제 본격적으로 집값이 오르게 됐다며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건교부 생각처럼 장기적으로 공급 증가로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의견보다는 당장 가격이 오를 곳을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런 의견은 추 장관이 “강남 재건축은 절대 풀지 않는다!”는 말로 더 근거 있게 받아들여졌다. 당분간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의미로 해석돼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부동산 값이 상승 기조인데, 이건 일시적으로는 불난데 기름 부은 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파주에 산다는 한 네티즌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좀 기다려 보기로 했다’면서 ‘제발 우리 지역이 신도시가 되기를..’이란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한 정보업체 관계자는 “판교 등 지금까지 정부가 개발한 신도시나 인근 지역은 정부 예상과는 달리 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며 “신도시 발표 계획이 현재 고조되는 집값 상승 기조를 바꾸기 보다는 오히려 시장 분위기를 띄우면서 연말까지 상승 기조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의 신도시 계획 발표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이달 내에 발표할 내용을 왜 미리 흘려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발표하려면 한번에 신도시 지역과 과열대책을 명확히 밝히면 될 것을 이런 식으로 흘리면 시장만 들쑤셔 놓는 꼴이 된다는 걸 건교부가 모를 리 없을 텐데 이상하다는 것이다. 이왕 신도시 개발 계획을 흘린만큼 이젠 최대한 서둘러 확정 지역과 관련 대책을 내놓아 시장을 안정시켜야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는게 아닐까.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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