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손가락으로 그린 추상화…박영남 개인전

박현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4 16:00

수정 2014.11.04 20:16



※11월12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

“손가락으로 그린다는 것은 결국 나의 몸짓이고, 이 몸짓은 나의 본능에 의존하는 원시적인 행위이다.”

‘핑거 페인팅’ 작업으로 유명한 박영남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제11회 개인전을 열고 있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붓고 붓대신 손으로 물감을 문지르고 그림을 그린다. 수용성 물감인 아크릴은 15분이 지나면 마르기 시작해 빠르게 굳어버리기 때문에 작업은 빠른 속도로 캔버스를 휘젖는다. 때문에 손끝으로 전해지는 예술가의 직관이 살아 움직인다.

전시장에서 관객들이 작품을 손으로 몰래 만져볼 때 기쁘다는 작가는 “보는 순간 그들이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고 이는 바로 내가 바라던 공감대 형성”이라며 “나의 추상화는 읽는 그림이라기보다는 보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정영목 교수는 그의 이번 작품에 대해 “과거의 서정적, 혹은 시적인 느낌의 자율성이 강했던 작품들과 달리 이제 그가 구사하는 선과 색채의 형태들은 한편의 장엄한 서사시를 일시에 한눈으로 읽은 느낌”이라며 “그의 추상은 이제 조형의 세계를 관조하는 무게감마저 갖추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사적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블랙& 화이트 대작을 중심으로 컬러플, 화이트 등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외부 전경을 빛으로 담아내어 풍경의 또다른 재현을 시험하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작업과 유년시절에 크레용과 연필등으로 그린 풍경·정물·인물화도 함께 출품된다. 전시는 11월12일까지. (02)720-1020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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