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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뉴타운, 분양가 앙등 주범” 서울시 국감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4 07:55

수정 2014.11.04 20:18

24일 열린 국회 건교위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고분양가 논란을 빚은 은평뉴타운 사업, 공공기능이 부족한 SH공사,뉴타운 지구 재정착률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은평뉴타운 땅 값 앙등 주범?

이날 많은 의원들은 은평뉴타운 사업을 집중 추궁했다. 먼저 분양가가 과도하게 부풀려 졌다는 비판이 많았다.

열린우리당 정장선 의원은 “서울시가 발표한 은평 뉴타운 분양원가의 토지비는 통상 택지조성원가의 120∼130% 수준인 감정가격을 기준으로 해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박상돈 의원도 “은평 뉴타운의 평당 분양가 1523만원은 은평구의 아파트 평균 시세인 770만 원보다 무려 97.7% 높고, 강북 전체의 평균 시세 907만 원보다도 67.9% 높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분양가가 지역 집값을 끌어올린 주범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홍재형 열린우리당 의원은 “3차 뉴타운 지구 선정 후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8개 구의 땅값이 지난해 9월 이후 1년간 평균 7.42%의 상승률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진구 한나라당 의원은 “후분양제는 고분양가 문제와 아무 상관도 없는 문제인데다 오히려 한꺼번에 큰 돈을 마련할 수 없는 서민들에겐 불리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은평뉴타운 분양가는 건교부 지침에 따라 녹지 보존 면적을 늘리고 용적률을 낮춰야 하기 때문에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었다”며 “공정률 20%에서 원가는 추정가로 실제 비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후분양제 도입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고 답했다.

■SH공사 ‘공공기능 못한다’

의원들은 SH공사가 공기업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고 잇따라 비판했다.

정성호 의원은 “SH공사는 수익률 결정의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이에따라 상암5, 6, 7단지 40평형의 경우 분양가의 40%가 이윤으로 책정, 소문으로만 떠돌던 분양가 폭리 구조가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도 “SH공사가 2003년부터 올해 4월까지 상암지구에서 아파트 3611가구를 분양해 1821억원의 이익을 얻었다”면서 “상암7단지의 경우 40평형이 39.2%나 되는 등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집장사를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서민 소외 주택 정책 해소 필요

서민들을 소외시키는 개발 정책이란 비판도 있었다. 한나라당 이진구 의원은 “서울시내 재개발구역과 뉴타운지구의 원주민 재정착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시 자료를 조사한 결과 “재개발구역의 원주민 재정착률은 41.2%, 뉴타운지구는 25.4%에 불과했다”면서 “서민 소외형 주거정비사업을 중단하고 소외되고 밀려나는 원주민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타워팰리스 등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의 공개 공지가 입주민만의 전용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눈길을 끌었다.

열린우리당 주승용 의원은 “일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는 일반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개공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놓고 준공 후에는 일반인의 공개용지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우 트럼프월드1차 등은 공개공지를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높은 용적률을 적용받았지만 정작 일반인에게 공개돼야 할 공개공지는 입주민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경영적자’ 산하 기관장 연봉은 억대

산하기관의 방만 경영에 대한 질책도 나왔다.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은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서울의료원, 서울신용보증재단 등은 3년 연속 당기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들 기관의 기관장들은 1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고 있다”면서 방만 경영을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2500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해 경영 실적이 최악이며, 서울메트로 817억원, 서울신용보증재단 98억원, 서울의료원 21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의료원과 서울신용보증재단 기관장의 올해 연봉은 각각 1억4100만원, 1억400만원으로 1억원이 넘는다. 서울메트로는 9900만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9800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는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최근 2년간 이들 기관의 기관장 연봉 인상률은 7.6∼7.7%로 서울시 전체 산하기관 평균 인상률(7.2%)보다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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