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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현대상선 우호지분 확보”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24 21:17

수정 2014.11.04 20:14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이라는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해외 투자회사와 현대상선 주식 600만주에 대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간의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된 것이다.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됨에 따라 현대그룹은 앞으로 현대건설 인수에 그룹의 핵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 두마리 토끼 잡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아일랜드계 파생상품 전문 투자사인 넥스젠 캐피털과 현대상선 주식 600만주에 대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의했다.

넥스젠 캐피털은 프랑스계 IXIS은행이 최대 주주인 투자전문 회사로 알려지고 있다.

600만주에 대한 파생상품 계약체결로 현대그룹은 안정적인 우호지분을 확보함과 동시에 현대건설 인수자금을 추가로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그룹측은 “넥스젠 캐피털이 현대상선 주식 600만주(4.51%)를 증권시장과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매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상황에 따라 매집비율이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넥스젠이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매수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는 매각한 지분만큼의 자금(현대건설 인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또 시장에서 매입하더라도 현대그룹의 우호지분인 만큼 경영권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현대그룹측의 설명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40%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이제는 현대건설의 상선 지분(8.3%)이 없어도 상선과 그룹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파생상품 계약은 사실상 현대중공업그룹과 경영권 분쟁의 종료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그룹, 현대건설 인수에 총력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이날 외국투자사와 현대상선 주식에 대한 파생상품 계약 체결 공시 직후 현대건설 인수에 그룹의 핵심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에 현대건설은 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현대상선에 치우쳐진 그룹의 수익구조를 개편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필요충분조건인 회사다.

지난해 현대상선의 매출은 4조8455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 6조9716억원의 70%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 4조원 이상의 수주 물량을 쌓아놓은 현대건설이 그룹으로 편입되면 현대건설과 현대상선을 양축으로 하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그룹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상반기에 상선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7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마련한 데 이어 상환우선주 발행으로 3000억원을 추가 확보하는 등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모두 2조5000억원가량을 비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가격이 7조원 이상 치솟을 것으로 예상돼 현대그룹의 자금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그룹측은 분주히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를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그룹내 매출 비중이 큰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현대건설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무게를 얻고 있다.
이 경우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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